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일본, 조선 여학생 성고문” 미 선교사 작성 문서 발견

2015-04-27 (월)
크게 작게

▶ 뉴욕한인교회서...아베 사과촉구 목소리 커져

“일본, 조선 여학생 성고문” 미 선교사 작성 문서 발견

3·1운동 이후에 일본 제국주의 경찰들이 조선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고문까지 했다는 사실을 기록한 문서. 이 문서는 뉴욕한인교회(담임목사 이용보) 역사 편찬위원회가 자료를 정리하다 최근 발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9일 상하원 합동연설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일본제국주의 경찰이 조선의 어린 여학생들을 성고문 했다는 미국교회연합회의 문서가 발견되면서 아베에게 과거사 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총리가 과거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비롯한 식민지 과거사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일제 시대 일본경찰이 조직적으로 여성인권을 유린한 사실이 미국 선교사들이 작성한 문서에서 확인됐다.

일제 한반도 강점기 미 동부 독립운동의 거점역할을 해왔던 뉴욕한인교회(담임목사 이용보)에서 최근 발견 된 ‘한국인의 상황(The Korean Situation)’이라는 제목의 27쪽 분량의 문서에는 일본 경찰이 자행한 고문 및 잔혹 행위에는 젊은 여성과 여학생을 발가벗기고, 심문하고, 고문하고, 학대한 행위들이 포함돼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는 강간에 대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No charge is made of rape under these conditions.)’는 내용이 있어 경찰서에서 강간까지 이뤄졌음을 추정케 하고 있다.


또한 선교사들은 구체적인 성고문 건수를 요청했으나 일본은 "정확한 통계 자료가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의 무자비한 탄압을 목격한 선교사들은 일본 정부에 가혹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고서는 "1919년 10월과 11월에 예전엔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고문이 크게 늘었다. 여성에 대한 대우는 인도주의적인 것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었다"고 기술해 오히려 포악해졌음을 내비쳤다.

뉴욕한인교회 이용보 담임목사는 26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교회 역사편찬위원회가 자료를 정리하는 도중 이 문서를 발견하게 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과거사를 사과 하지 않고 미 의회 연설에 나서려는 상황에서 이런 증거 자료가 나왔다”며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와 함께 더 이상의 역사왜곡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 여성들을 성고문 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이번 자료가 일본군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와 연관 될 수 있는 유용한 역사적 증거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1920년 6월께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 문서는 ‘미국 교회연합회’(Federal Council of the Churches of Christ in America)의 ‘동양관계위원회’(The Commission on Relations with the Orient)가 작성한 두 번째(Number 2) 서류로 표시돼 있다. 보고서 형식으로 된 이 문서는 한국에 살던 선교사들이 전한 독립운동 현황과 일본의 대응, 외국에서의 독립운동 등을 담고 있다.

미국 선교사들의 입을 빌려 미국 교회연합회가 작성한 이 문서는 한국인의 주장이 아니라 외국인이 직접 작성했다는 점에서 일본의 비인간적인 만행을 객관적으로 전하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인권 유린에 대해 사과하라는 국제 사회의 여론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일본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이경하 기자> A1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