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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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테너플라이 중학교 8학년 윤준영 군

2015-04-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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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끈기.뚝심으로 3년만에 우등생

▶ ESL 수업 한번 없이 영어과목 등 전과목 A

뉴욕 주재원으로 발령을 받은 아버지를 따라 3년 전 미국 땅을 밟은 윤준영(14·뉴저지 테너플라이 중학교 8학년·사진)군은 처음 도착 당시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컸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낯선 곳에서 자칫 남들보다 크게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윤군이 내민 성적표는 그 때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학교 성적은 사실상 전과목 A학점으로 도배돼 있고, 뉴저지 수학 경시대회(Math League) 1등을 비롯해 2014년과 2015년 과학경시대회에서 각각 주 전체 6위(곤충학 부문)와 해부학 부문 버겐카운티 3위를 기록하는 등 애초에 가졌던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음을 멋지게 증명해냈다. 학교에서도 주요과목 우수자에게 주는 상과 예체능 과목 우수상을 6학년과 7학년, 2년 연속 수상해 주변 친구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거기에다 피아노 실력까지 돋보여 비보 인터네셔널(Vivo International)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해 링컨센터에서 공연까지 했으니, 주변에선 성공적인 ‘미국 정착’이라 칭찬이 자자하다.


그러나 윤군은 이런 성공적인 정착을 뒤로 하고 오는 6월이면 또 다시 아버지를 따라 한국으로 돌아간다. 각종 상장과 트로피만 캐리어 가방에 한가득 찰 만큼 모아서 귀국길에 오르게 된 것이다.

물론 3년간의 학교생활이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수학과 과학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윤군에게 영어과목을 포함해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과목들에선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윤군은 ‘정면돌파’로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자고 마음을 먹었고, 그 전략은 주효했다.

윤군은 “방과 후 선생님을 찾아가서 영어과목에 대해 질문을 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충교육을 받았다. 또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만큼은 완벽히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윤군은 ESL 수업 한 번 듣지 않고, 영어과목에서마저 A를 받은 것이다.

“다행히 시험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각종 과제와 프로젝트, 발표 그리고 시험 등을 종합해 평가를 받기 때문에 외국인인 제가 A를 받기가 좀 더 쉬웠던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이런 방식은 매일 꾸준하게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긴장을 놓을 순 없었어요.”

실제로 윤군은 학교에서 돌아온 즉시 1시간 숙제, 개별공부 1시간 반, 영어 1시간 등 하루 3~4시간을 책상에 앉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윤군의 말처럼 미국의 교육은 ‘당일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매일 일정한 시간을 학교 공부에 투자하는 게 높은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물론 또래 아이들처럼 노는 것을 좋아하는 윤군이지만, ‘일일 공부’가 마무리돼야만 그 시간이 허락된다.

윤군의 장래희망은 의사가 되는 것. 현재로선 부모님과 함께 정착하게 될 모국에서 의대진학을 위해 차근차근 스텝을 밟을 예정이다. 한국에 돌아가는 게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윤군은 “다른 것보다도 정든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게 아쉽다”면서 “한국의 교육시스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공부하는 걸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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