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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러지성 비염

2015-04-1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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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찬 / 건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

우리 주위에 보면 시도 때도 없이 재채기를 하는 사람을 볼 수 있습니다.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안쓰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왜 이런 증상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앨러지성 비염은 재채기, 코 막힘, 맑은 콧물, 후비루(코가 목뒤로 넘어감), 후각 감퇴, 코 가려움 등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앨러지성 비염이 있는 사람들은 외부의 알레르겐(항원)에 대하여 코의 점막이 과민반응을 일으켜 위와 같은 증상들을 나타내게 됩니다.

한국과 같이 아파트에 많이 사는 나라에서는 집먼지 진드기(house dust mite)에 대한 앨러지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미국과 같이 꽃이나 나무가 많은 나라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꽃가루(pollen)에 대하여 앨러지를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외에도 동물 털(개, 고양이 털 등), 곰팡이, 공기 오염물(황사, 미세먼지), 음식물 등에 앨러지를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은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어떤 알레르겐에 대하여 앨러지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피부반응 검사(skin prick test)나 피 검사(특이 항원을 발견하는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앨러지성 비염이 있는 사람은 부비동염(축농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코에 대한 X-ray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부모, 형제, 자손들에 대한 앨러지 병력을 조사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앨러지를 일으키는 물질을 알아내었으면 치료를 시작합니다. 앨러지성 비염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앨러지를 일으키는 물질로부터 노출을 줄이는 것입니다.

집먼지 진드기에 앨러지가 있는 사람은 방안에 먼지가 없도록 환기를 자주 하여야 하며, 침대나 소파 등을 진공청소기(HEPA filter를 가진 청소기) 등으로 자주 청소하고, 카펫에는 진드기가 많으므로 치우는 것이 좋습니다.

꽃가루에 앨러지를 가진 사람은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나 지역을 방문할 때 특수 마스크(코에 밀착하는 마스크)를 착용하여 노출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동물 털(개 털, 고양이 털 등)에 앨러지가 있는 사람은 동물을 기르지 않는 것이 좋으며, 부득이 기를 때에는 집 안에 붙은 털을 자주 청소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 오염물에는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드물게 특수한 음식물에 앨러지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그런 음식물을 먹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합니다.

항원 회피요법(allergen avoidance therapy)에 더하여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약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맑은 콧물이 많이 나오거나 재채기를 많이 하는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를 사용하게 됩니다. 항히스타민제에 예민한 사람은 졸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운전 때에는 주의를 요합니다.


코막힘이 심한 경우에는 혈관 수축제(vasoconstrictors)를 사용하게 됩니다. 혈관 수축제는 단기간 사용하여야 하며,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주의하여 사용하여야 합니다.

최근에는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 제제(topical corticosteroids)를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효과가 좋으며, 큰 부작용도 없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만 녹내장이 있는 사람은 사용 때 주위를 요합니다. 위와 같은 약물치료에도 크게 호전되지 않거나 앨러지가 심한 사람은 면역치료(immunotheray, allergy shot)를 시행하게 됩니다. 피하주사 요법을 시행하기도 하고, 소아의 경우에는 설하 요법을 시행하게 됩니다.

앨러지성 비염이 있는 사람은 위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일상생활에 큰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습니다.


건국대학교병원 국제진료소 02-2030-8361,8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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