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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아메리칸 리포트/ ‘워멘 크로스 디엠지’ 친북 의혹 논란

2015-04-1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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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여성 평화걷기, 북 체제 선전용” 의혹

코리안 아메리칸 리포트/ ‘워멘 크로스 디엠지’ 친북 의혹 논란

’워멘 크로스 DMZ’ 관계자들이 3월11일 미국 유엔본부에서 유엔특파원단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맨 왼쪽이 행사 기획자 크리스틴 안. 왼쪽에서 2번째가 미국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사진=UNCA>

여성운동가들 주축 5월24일 ‘DMZ걸어서 통과’기획, 국제사회 호응
행사 기획자 크리스틴 안 기자회견서 “북한서 지원의사”밝혀

<유엔본부=신용일 기자> 미국 여성운동가들이 주축이 돼 오는 5월 북한에서 한국으로 비무장지대를 걸어 넘겠다고 발표한 “워멘 크로스 디엠지‘(Women Cross DMZ)의 행사가 일부 ”친북“(pro-North Korea) 주의자들에 의해 애당초 북한 체제 선전용으로 추진, 기획됐다는 의혹 논란에 휩싸였다. 따라서 국제사회에 대대적으로 홍보된 이번 행사 자체의 성사 여부가 한결 더 불투명해졌다.

미국의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월트 디즈니의 손녀인 미국 영화제작자 애비게일 디즈니, 미국의 퇴역 육군대령인 앤 라이트와 미주 한인 수지 김 럿거스대(뉴저지) 교수, 정현경 유니언신학대(뉴욕) 교수, 크리스틴 안 켈리포니아주 소재 ‘코리아정책연구소’(Korea Policy Institute) 공동설립자 등은 지난 달 11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을 염원하기 위해서”라며 행사를 홍보했다.


“한반도 여성 평화걷기”로 이름이 붙여진 행사는 특히 197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북아일랜드의 메어리드 메과이어와 2011년 같은 영예를 안은 라이베리아의 리마 보위 등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여성들의 동참이 선전돼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었다. 더욱이 그들을 포함한 12개국 여성운동가 30여명이 “평화와 군축을 위한 세계 여성의 날”인 5월24일 DMZ를 걸어서 통과하겠다는 구상은 나름대로 일반인들의 호응과 지지를 얻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유엔 특파원단을 상대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행사 기획자로 나선 크리스틴 안은 한국 정부와 남북 군사분계선 안보를 책임진 ‘유엔군사령부’(UNC)에 앞서 먼저 북한 측으로부터 이미 행사에 대한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혀 참석기자들의 의혹을 자아냈다.

구체적으로 당시 기자들은 크리스틴 안이 미국과 한국, 북한 정부와의 접촉 여부 및 그에 대한 각 정부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행사 고문인 빌 리차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를 통해 유엔사로부터 한국 정부의 승인이 있을 경우 승인할 수 있다는 조건부 답변”을 얻었다고 답한 반면 북한 당국으로부터는 직접 지원 협조 의사를 얻어냈다고 설명한 대목을 주목했다. 실제로 그 후 AP 통신은 지난 3일 크리스틴 안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이번 행사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후속기사를 보도했다.

기사는 행사 관계자가 “지난 주 평양을 방문해 북한 당국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전하며 크리스틴 안으로부터 “아직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북한 정부의 협력과 지원을 얻어냈다는 것만으로 안도했다”고 한 말을 따냈다.

그러면서 행사 주최 측이 “아직 남한 정부와 유엔 측으로부터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힌 소식을 덧붙여 외국인 입국이 극히 제한돼 있는 북한 측을 상대로는 평양까지 직접 방문하며 행사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반면 접촉이 훨씬 더 수월한 한국과 유엔사를 대표하는 미국 측에는 다소 소극적인 듯 비춰지는 이면적 접근 자세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여기에 CNN방송은 한발 더 나가 지난 6일 저녁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상황실’(Situation Room)에서 북한 당국이 이번 행사를 승인한 이유에 대해 크리스틴 안을 비롯한 일부 관계자들이 ‘북한 동정자’(North Korean sympathizer)이자 ‘친북 주의자’들이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브라이언 토드(Brian Todd) 기자는 보도에서 크리스틴 안이 북한으로부터 이번 행사에 ‘청신호’(green light)를 받았다고 밝힌데 대해 일각에서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며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대표와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으로 현재 컬럼비아 대학 교수로 있는 수미 테리를 출연시켰다.

스칼라튜 대표는 방송에서 “내가 아는 바로는 (이번 행사준비) 집단에 동참하는 일부 사람들은 (북한의) 김씨 정권을 지지하는 친북 주의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리 교수는 더 구체적으로 “(크리스틴) 안은 북한 문제들과 북한의 입지에 한층 동정적인 글들을 쓴바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역시 같은 방송에 출연한 크리스틴 안은 “나는 이(스칼라튜와 테리의 주장)를 냉전시대 정신구조로 본다”며 “그 같은 틀이 코리아의 분단을 가능케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은 또 “나는 친평화 주의자이자 친교류 주의자이고 친대화 주의자이며 친인권 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도는 유엔과 미 국무부, 그리고 인권단체들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규칙적으로 여성을 탄압하고 여성들을 감옥에 집어넣어 강간과 고문을 당하게 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며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공청회에 증인으로 나서 북한 수용소 간수가 아이를 갓 출산한 굶주린 수감 여성에게 우는 자식을 물에 집어넣어 익살 시키도록 한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는 탈북자 지현아씨의 증언을 방영했다.

그러면서 토드 기자는 스타이넘을 접촉해 북한인권 문제와 스타이넘 자신이 친북 집단과 연관된 것에 대한 반응을 물었으나 대변인으로부터 “나(스타이넘)는 크리스틴 (안)을 포함해 내가 신뢰하고 지역에 대해 아는 여성들의 권고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메일 답변을 받았다며 비판자들은 이들 여성이 ‘미혹’(misguided)됐고 ‘고지식’(naive)하고 집단(행사 준비측)은 이를 부인하지만 친북 주의자들은 한국을 망신주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는 코멘트로 보도를 정리했다.

CNN은 토드 기자의 보도를 자체 웹사이트에 “북한은 여성 민권에 좋지 못한 기록을 갖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여성들의 행진(DMZ 행사)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개와 함께 동영상 링크를 올려놓아 북한이 이번 행사를 직접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외에도 워싱턴 D,C, 정계 뉴스 사이트 ‘데일리비스트’(Daily Beast)는 지난 8일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북한의 선전도구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스타이넘의 고지식함과 크리스틴 안의 친북 성향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안이 지난 2003년 ‘ZNET’라는 한 웹사이트에 ”평화“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을 사례로 내세웠다.

안은 그 기고문에서 당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일을 “핵무기 축적을 위해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 아이들을 희생시키는 사악한 독재자”라고 꼬집은 사실을 비난하고 “과연 김정일이 진정 자국민을 굶기고 있는가? 아니면 미국이 기술적으로 아직도 북한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사실이 북한의 지속적인 굶주림을 초래하고 있는가?”라고 물은 뒤 전쟁과 (미국의) 대북제재가 “북한의 굶주림을 초래하는 진정한 범인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실 이번 DMZ 보도 횡단 행사 준비 관계자들의 친북 성향과 숨은 저의에 대한 의혹은 이미 오래전 제기된 바 있다.

미국 친·종북 세력 연구 전문가이자 ‘자유민주연구원’ 미국 대표인 로렌스 펙(Lawrence Peck) 법무박사는 2월5일 “몇몇 친북 주의 대표자들과 극좌성향 단체들이 ‘웨멘 크로스 디엠지’라고 불리는 새로운 친북 전위집단을 구성했다”며 “이 새 집단 발족 자체를 조직한 실제 배후 세력은 친북 단체 ‘코리아정책연구소’ 공동설립자인 크리스틴 안으로 추정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코리아정책연구소’ 웹사이트(www.kpolicy.org)에는 COI 보고서 내용을 부인하고, 천안함 폭침과 최근 소니사 인터넷 해킹 등이 북한 소행이 아니며 한국과 미국 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의 여러 글들이 게재돼 있으나 국제사회가 유엔에서 규탄하고 있는 북한 인권 문제를 비롯해 3대 세습 김씨 독재 북한 체제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거나 비판하는 글은 일체 찾아볼 수가 없다.

이와 관련 본보는 이 단체 언론문의 이메일을 통해 크리스틴 안에게 최근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주류 언론과 자유민주연구원 등 민간 비영리 단체들이 제기한 의혹들, 북한 체제와 인권 상항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14일 정오마감시간 현재 답신이 없다.

한편 한국 연합뉴스는 13일자 보도에서 미 국무부가 이날 모든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권고하는 여행주의보를 지난 해 5월20일 발령한 사실을 강조하며 “이번 DMZ 행사 관계자들의 북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다”고 전했다.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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