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봄, 아 봄이다! (최효섭 / 아동문학가·목사)

2015-04-1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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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봄기운이 천지에 가득하다. 대자연도 봄이 되면 설레고 꿈틀거려 움직임을 보인다. 아, 만물이 약동하는 봄이다!뉴저지 주 파라무스 재활원에서 20년 동안 투병하고 있는 흑인 여성 조이스 애킨스 씨가 있다. 교통사고로 남편은 즉사하고 자신은 전신마비로 목부터 아래는 쓰지 못한다. 물론 팔 다리 모두 마비되어있다. 그러나 미술에 소질이 있어 입에 붓을 물고 그림 그리기를 배웠다. 주로 세계 명화들을 모사한다.

그리고 이 그림들을 봄철에 팔아 장애자들에게 선물을 사주는 것이 이 여인의 기쁨이다. 극도의 장애 속에서도 사랑을 표현하려는 그녀야말로 봄의 향기를 가진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봄은 모든 것이 활짝 열리는 계절! 마음의 창문을 열고 새봄을 맞이하자.

봄의 속삭임을 아이들도 듣는다. “피어라. 자라나라. 돋아나라. 깨어라.” 봄의 속삭임을 젊은이도 듣는다. “전진하라. 의욕을 내라. 성취하라. 사랑하라.” 봄의 속삭임을 노인들도 듣는다. “희망을 각지라. 열매를 맺으라. 천국을 바라보라.”나는 봄의 기도를 적어본다.


“풀도 꽃도 기지개 키며 일어서는 이 계절에/ 나도 긴 동면에서 일으켜 주소서/ 아픈 상처와 쓰라린 과거에서 일어나/ 새 날을 바라보게 하시고/ 하늘 봄기운에 나도 꿈틀거리게 하소서/ 너무나 오랫동안 너무나 변함없이/ 맥 빠져 누웠던 벌레의 온상에서 일어나/ 움직이는 기적과 사랑하는 기쁨을 맛보게 하소서/ 나의 작은 고치에서 해탈하게 하시고/ 나의 좁은 상자에서 해방시켜 주소서/ 굳어진 나의 영혼을 저 봄기운으로 다시 반죽해주셔서/ 아이 같이 설레는 마음으로 재생시켜 주소서/ 봄의 에너지를 내게 채워 주셔서/ 다시 한 번 발 돋음 하게 하시고/ 고치를 벗어나 나비가 되어 저 푸른 하늘을 날게 하소서.”사람은 누구나 그 마음속에 기쁜 소식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봄의 소식을 못 듣고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당신은 얼마나 위대한가. 당신은 마음껏 사랑할 수 있지 않은가. 당신은 할 수 있는 능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이 어디에 있겠는가. 꽃의 소식이 남쪽으로부터 올라 오 듯 잊었던 봄의 소식, 그 희망의 소식임을 봄바람 속에서 들을 수 있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창조주는 당신에게 봄을 주셨다. 새 생명의 힘찬 약동을 보아야 한다. 긴 권태에서 깨어나 활발하게 움트고 찬란하게 꽃을 피워야 한다. 시기와 미움에서 시원하게 벗어나고, 자랑과 가식의 늪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두려워말고 희망의 날개를 펴며 빛을 향하여 전진할 때가 지금 이 봄이다.

뉴저지 주에서는 봄이 되면 개구리 행진으로 장관을 이룬다. 호수가 많기 때문에 각 호수에서 개구리들이 산란을 위하여 길을 건너간다. 하이웨이 횡단은 매우 위험하다.

그러나 개구리들은 후세를 위하여 봄이라는 아름다운 계절을 잊지 않고 결사적인 행군을 감행한다. 사람도 개구리도 다음 세대를 위하여 고통을 감수한다. 그것은 미래에 희망을 두기 때문이다.

희망이란 두 글자만큼 위대한 언어는 없다. 희망은 당신의 시간에 활력을 주고, 당신의 앞날에 밝음을 약속한다. 희망은 사랑에 의하여 생기고 사랑은 희망에 의하여 키워진다. 사랑하는 자의 그 빛난 얼굴을 보라. 그것은 희망의 샘이 솟고 있다는 증거이다.

아 봄이다. 희망을 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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