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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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좋은 점수’ 와 ‘어려운 과목’ 중 무엇을 선택을 해야 하나요?

2015-04-1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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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김

고등학생들이 수강 신청을 할 때 보면 보통 두 가지 태도로 접근하는 것을 보게 된다. 첫 번째 태도는 “가능한 쉬운 과목을 신청해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아야지. 전 과목에서 인상적인 점수를 받게 되면 대학 입학에 유리하게 작용할거야.”이다. 반면에 학생들이 보이고 있는 두 번째 태도는 “어려운 고난도 과목을 들어야해. 어려운 과목을 들으면 대학에서 나를 도전 정신이 있는 훌륭한 학생으로 볼거야. 점수보다 어떤 과목을 들었는지가 더 중요해.”이다. 실제로 많은 학생들과 부모님들은 좋은 점수와 어려운 과목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고 계신다.

이러한 질문은 실제로 간결하게 대답하기는 좀 곤란한 질문이다. 왜냐하면,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 둘 다”이기 때문이다. 좋은 점수와 어려운 과목은 하나는 놓고 하나만 추구해도 되는 그런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둘 중에 하나가 보통 쳐지게 마련이다. 어려운 과목만 들으면서 전 과목에서 A를 받는 일은 매우 어렵고 드문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수강 신청의 딜레마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고민하고 있을 때, 최근에 발표된 자료를 염두에 둔다면 좀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전미 교육 리서치 저널(the 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Journal)’ 에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고등학교 때 보다 어려운 과목을 수강했던 학생들일수록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수행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러한 발표는 그다지 새롭거나 의외의 발표는 아니다. C2를 거쳐 간 많은 학생들을 통해 나 역시 같은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보다 어렵고 심화된 과정을 택한 학생들의 경우 다른 친구들에 비해 표준 고사에서 훨씬 월등한 성적을 내게 되고,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좀 더 완만한 이동을 하는 것을 수 없이 보아 왔다. 또한 많은 학교의 교장 선생님들이나 대학 진학상담 선생님들, 그리고 대학 관계자들 역시 어려운 과목을 수강한 학생들이 얻을 수 있는 많은 장점에 대해 한 목소리로 지지하고 있다. 즉 지적으로 도전적인 작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보다 뛰어난 분석적 사고력과 탁월한 학업 수행 능력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칼리지 보드에서 주관하는 대학 수준의 과목인 AP(Advanced Program)는 과목을 수강한 후 대학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AP 시험을 보게 하는데, 이러한 고난도의 프로그램역시 학생들에게 매우 유익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대학에서 어떤 레벨의 학업을 하게 되는지 미리 맛보게 되고, 따라서 성공적인 대학 생활을 위해 필요한 학업 수행 능력을 미리부터 준비하게 된다. AP 과목을 들었던 많은 학생들이 어려웠던 이 수업이 이 후의 대학 공부를 철저하게 준비하게 해주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능력에서 벗어나는 정도로 어려운 과목을 수강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AP 과목을 하나 듣는다는 것은 매일 2시간, 혹은 그 이상을 이 과목에 추가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생각 없이 의욕만으로 수강 신청을 하게 되면 실제로 학기가 시작 되었을 때에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온 통AP 과목으로 수강 신청했다가 너무나 형편없는 점수를 받게 된다거나 중간에 수강 취소를 해야 한다면 어려운 과목 신청에 따르는 장점은 사라지고 오히려 치명적인 기록만 남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강 신청을 할 때는 내가 이번 학기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학교 공부와 과제에 쓸 수 있는지, 과외 활동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할 예정인지, 그리고 현재의 실력으로 해당 과목을 수강할 경우 추가적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매일 써야 할 지 등을 생각해 보고 결정함으로 어려운 과목이 주는 유익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원하는 학점도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할 것이다.

이렇듯 고등학교에서의 AP 과목이나 대학에서 공부할 때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효과적인 읽기 기술과 읽은 것을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이를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쓰기 기술이다.

탄탄한 읽기와 쓰기 기술은 아무리 어려운 과목이라고 해도 이를 효과적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바탕이 되기 때문에, 대학 생활은 물론이고 이 후 사회에 나가서도 어떤 프로젝트가 맡겨지든, 어떤 연구 자료가 주어지든 수많은 자료를 효과적으로 읽어내고, 읽어낸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게 해 주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읽기와 쓰기 기술은 누누이 강조하지만 절대로 하루아침에 이루어 지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지속적인 관심과 효과적인 지도를 통해, 평생을 사용할 학업 수행 능력 기술을 탄탄하게 다져 주어야 할 것이다.

수강 신청 시 좋은 점수와 어려운 과목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이러한 변수들을 바탕으로, 둘 사이에서 가장 적합한 밸런스를 이루는 지점을 찾아 수강 신청을 해야 할 것이다. 둘 사이에서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쳤다는 느낌이 들거나, 어떻게 밸런스를 잡아야 할 지 모르겠다면 학교의 진학 상담 교사나 외부의 진학 전문가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해야 할 것이다.

혼자서 고민하다가 성급하게 수강 신청을 하게 되면 대학 진학에 큰 변수가 되는 요소에 치명적인 결점이 생길 수도 있고, 이를 넘어서 앞으로 수행하게 될 학업을 적절하게 준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친구들의 말이나 선배들의 조언을 통해서만 수강 신청을 해 왔다면, 앞으로는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계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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