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비스 프레슬리의 고향을 가다
▶ 미시시피 강줄기 주변길에는 술집 등 옛 흔적 남아
빅스버그 시내에서 바라본 미시시피 강 전경흑인 영가
뉴올린스 흑인들의 삶의 아픔 그대로 서려있어인디언 사냥터 나체즈 트레이스, 미국 점령후 개발===============================================The House of the rising sun There is a house in New Orleans they call the rising sun And it’s been the ruin of many a poor boy. And God I know I’m one…………………….
Now the only thing a gambler needs is a suitcase and s trunkAnd the only time he’s satisfied is when he’s on a drunk………………….
Not to do what I have done Spend your lives in sin and misery in the house of the rising sun
뉴올린스에는 흔히 사람들이 해 뜨는 집이라 부르는 집이 하나 있지/많은 불쌍한 남자들이 그곳에서 인생을 망쳤는데 나도 그 중 한 사람이라네/노름꾼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여행용 가방뿐이지/그리고 노름꾼이 만족하는 순간은 술에 취해 있을 때뿐이라네/어머니 동생들에게는 제발 나처럼 죄와 괴로움 속에서 인생을/허비하지 말라고 말해 주세요/해 뜨는 집에서
이 노래는 내가 고등학교 시절 영국의 보컬그룹 애니멀스(The Animals) 노래로 대 히트되어 지금도 가사는 물론 기타 연주까지 할 수 있는 추억이 흠뻑 깃들어 있는 노래다. 세파에 지친 한 죄인의 고해성사 같은 이 노래는 처연한 멜로디와 슬픈 노랫말로 오랫동안 큰 인기를 누려온 팝의 고전이다. 바로 이곳 뉴올린스가 배경인 ‘해 뜨는 집’이 이곳의 유명한 사창가였다는 설도 있고 한편으로는 교도소란 설도 있지만 어쨌든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The house of the rising sun’은 무너진 인간의 삶이 얼마나 처절한가를 가슴 아프게 보여준다. 바로 이곳 뉴 올린스 흑인들의 삶이 이 노래에 서려있다. 내 사랑하는 애마에서 흐르는 너무도 가슴 아프기에 너무도 따스한 위로로 우리 마음을 어루만지는 아름다운 선율은 나를 그 옛날 까까머리 시절로 되돌려 내 시야를 자꾸만 흐리게 한다.
낭만이 흠뻑 젖어있는 뉴 올린스 다운타운의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Tennessee Williams 원작) 거리를 마지막으로 아쉬움을 남긴 채 바다같이 큰 호수 판쳐트레인(Lake Pontchartrain)을 가로질러 미시시피(Mississippi) 주를 향해 북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두 시간쯤 달려 미시시피 주 서쪽 끝에서 시작되는 나체즈 트레이스(Natchez Trace)를 찾았다. 나체즈 트레이스는 이곳 나체즈 시티에서 시작되어 알라바마(Alabama) 주를 거쳐 테네시(Tennessee) 주의 내쉬빌(Nashville) 까지 3개 주에 걸쳐있는 장장 444마일의 국립공원 길이다. 약 1만 년 전부터 나체즈(Nachez), 칙카소(Chickasaw), 그리고 촉토(Choctaw) 등 인디언 족들이 사냥터로 사용하던 역사적인 길을 미국이 점령하면서부터 개발되기 시작해, 드디어 1801년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에 의해 나체즈 시티와 내쉬빌 간의 이 길을 국가가 관리하는 우편 도로로 지정하게 되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 이 길은 자연 환경이 잘 보존되어 하늘을 가릴 정도의 우거진 밀림은 물론 수많은 동물들의 서식처가 되어있다. 또한 일찍이 1800년대부터 나체즈 트레이스와 나란히 흐르고 있는 미시시피 강줄기를 따라, 북쪽의 오하이오 리버 밸리에서부터 가축, 곡물, 목재 그리고 그 밖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여러 물건들을 배 혹은 뗏목에 가득 싣고 남쪽의 나체즈 또는 뉴 올린스까지 내려오는 이 길 주변에는 옛부터 술집, 음식점, Inn등이 발전하였던 흔적들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 이용한 곳이 맥도널드(McDonalds)이었는데 그 이유는 지방으로 갈수록 제반 시설이 깨끗이 잘 정리되어 있고 전국 어디서나 와이파이(Wi-Fi) 사용이 무료로 연결되어 있어 교신하기가 편리했으며 또한 아침마다 내 좋아하는 커피를 즐길 수 있어 어느 도시를 가던지 맥도널드를 우선 찾아가곤 했다. 오늘도 맥도널드를 찾아가 아이스커피를 한잔시키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주위를 살펴보니 벽에 온통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 사진으로 장식되어 있다. 내 상식으로는 엘비스 하면 멤피스(Memphis) 이었는데 알아보니 엘비스의 고향은 미시시피 주 투펄로(Tupelo)라고 한다. 오늘 또 한 가지 배웠다. 우리시대의 영원한 아이콘 엘비스, 피부가 검은 이들의 음악을 백인에게 알려준 로큰롤(Rock ‘n’ Roll)의 황제, 그의 얘기는 멤피스 편에서 하려 한다.
내가 구태여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시시피 주의 소도시 빅스버그(Vicksburg)를 찾아가는 데에는 남북전쟁의 역사적인 도시라는 의미도 있지마는 더 큰 이유는 어렸을 때부터 비슷한 사고를 하며 같이 자라온 동창 이상의 의미를 지닌 친구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에서 학위를 마치고 이곳 빅스버그의 연구소에 묻혀서 40년 가까이 평생직장이라 생각하고 살아온,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착하지마는 강직한 성품, 어찌 보면 주변머리가 없는 친구이다. ㅎㅎ빅스버그까지 2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미시시피 강과 나체즈 트레이스 숲길은 동화에 나오는 숲길같이 아름다워 금방이라도 톰 소여(Tom Sawyer)와 허클베리 핀(Huckleberry Finn)이 뛰어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잠시 Mount Locust 안내소에 들리니 남부 특유의 액센트가 있는 안내원이 반갑게 맞이하며 반겨주는 모습이 찾아오는 손님이 별로 없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다는 친구의 전화에 내 마음은 벌써 그곳에 가 있으니 설렁설렁 듣는다. 5년만에 만나는 친구의 주름살이 얼마나 깊어져 있을까?
<글∙사진 성기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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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영가
장 금 자
벗겨 보아도 벗겨 보아도
흐르는 강물에 핏물 섞어보아도
끝없이 펼쳐진 목화밭에 앉아
하얀 꽃 가득 먹어보아도
강물은 그냥 푸르기만 하고
목화 꽃 마냥 희기만 하고
내 몽둥이 그냥 검기만 하네
먼 옛날부터 이어져온 강물
우리 아부지 모른다 하고
내 몸뚱이 종일토록
미시시피 강물 되어
설움 흘려 보내도
날아가는 새들도 모른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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