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혈당수치 급등락따라 천국-지옥 오락가락

2015-04-07 (화)
크게 작게

▶ 저혈당 쇼크 오기 전에 식은땀·어지럼증 나타나

▶ 심한 갈증·잦은 소변, 가슴통증·눈에 이상증세... 합병증 발병 ‘위험신호’

[당뇨환자가 간과해서는 안되는 증상]

당뇨병 환자는 식이조절과 운동 등 생활습관을 철저하게 관리해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락내리락 하면 합병증 발병위험은 커진다. 혈당이 오르는 요인들을 살펴보고, 당뇨병 증상 중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증상들에 대해 알아본다.


■ 당뇨병 환자가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증상들


- 술 취한 것 같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혹은 의식을 잃는다

혈당이 떨어진 경우다. 혈당이 너무 낮게 떨어지면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되며, 저혈당 쇼크가 와 의식을 잃거나 불분명한 언어를 구사하고,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저혈당 쇼크가 오기 전에 식은땀, 공복감, 가슴 두근거림, 어지럼증, 불안 등 증상이 나타나면 응급으로 15~20g 정도의 단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을 올릴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오렌지주스 반 컵이나 2테이블스푼의 건포도 또는 1테이블스푼의 설탕, 사탕 3~4개를 섭취하면 된다.

15~20g의 당질을 섭취하고 나서 15분 후 혈당을 쟀을 때 여전히 100mg/dl 미만이면 다시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들어 있는 간식을 먹는다. 혈당치는 100~140mg/dl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 심한 갈증 및 소변을 자주 본다

더운 날씨, 짠 음식 먹은 후, 운동 후가 아닌데도 심한 갈증 때문에 물을 너무 자주 마시거나, 소변을 너무 자주 본다면 당뇨병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보통은 하루 84온스 정도의 소변을 배출한다. 약 2리터 분량이다. 물론 과민성 방광이나 전립선 비대증인 경우도 소변을 자주 본다.



-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작은 상처나 감염, 혹은 피가 났을 때 아픈 부위가 며칠이 지나도 잘 낫지 않는다면 혈당이 높아 감염과 싸우는 백혈구 기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또 당뇨병 환자는 감염에 취약하다. 상처가 나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더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하루에 2회 정도는 피부를 살펴 잘 낫지 않는 부위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발에 난 상처는 잘 관리해야 한다. 상처가 잘 낫지 않으면 즉시 주치의에게 보이고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한다.


- 눈 문제

혈당 변화는 안구의 수정체를 붓게 하거나 줄어들게 할 수 있어 비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문증은 시야에 뭔가 날파리 같은 것이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말하는데, 단순 비문증은 괜찮지만 당뇨병 망막병증으로 인한 증상이라면 심각하다. 시력에 변화가 생긴다면 안과 전문의의 검진을 받도록 한다.


- 어깨통증과 동반되는 구토, 팔의 가벼운 통증, 턱관절 통증, 가슴통증

당뇨병 환자는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 위험이 높다. 이런 증상들은 심근경색을 나타내는 증상들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증상들이 나타났다가 다시 사라지기도 하지만 가슴통증이나 어깨통증, 호흡곤란 및 식은땀 등 심근경색을 나타내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911을 부르거나 병원에 간다.

■ 당뇨병과 알콜

알콜음료에도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어 혈당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물론 술이 깨면 혈당은 내려간다.

술을 마실 때는 공복에 마시지 말고 음식과 함께 마시며, 평소처럼 혈당을 체크한다. ADA에서는 술을 마신다면 여성은 하루 1잔 미만, 남성은 하루 2잔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설탕만 나쁜가

설탕 같은 단순당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총 탄수화물 섭취량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아주 조금만 먹고, 총 탄수화물과 열량에 더 주의해야 한다.

■ 혈당이 급격히 오르락내리락 하는 요인들

- 카페인: 커피를 마신 뒤에는 혈당이 상승한다. 꼭 설탕과 크림, 시럽 등이 다 들어간 커피가 아니더라도 블랙커피로 마셔도 혈당이 오를 수 있다. 이유는 카페인 때문. 커피를 비롯해 녹차, 홍차, 에너지 드링크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방해한다. 물론 같은 당뇨병 환자라도 카페인 음료에 대한 혈당 반응은 다를 수 있다. 한편 역설적이게도 당뇨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는 커피의 항산화물질 때문에 제2형 당뇨병 예방에 도움된다는 하버드 대학 연구가 나온 바 있다.


- 무가당 음식: 당뇨병 환자는 당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무가당(sugar free) 음식 역시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다. 무가당이라도 전분 때문에 탄수화물이 혈당 수치를 충분히 상승시킬 수 있을 만큼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혈액 속에는 우리 몸의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 공급원인 포도당이 포함돼 있다. 밥이나 빵 같은 탄수화물(당질)과 설탕 같은 단순당은 바로 포도당의 원료가 된다. 우리 몸에 음식이 들어오면 소화 작용을 거쳐 포도당으로 분해되면서 혈당을 상승시킨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설탕 같은 단순당과 탄수화물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무가당 음식이라도 탄수화물(carbohydrates)이 얼마나 되는지 꼭 체크해야 한다. 소비톨(sorbitol)과 자일리톨(xylitol) 같은 당알콜 성분 역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설탕보다 칼로리는 낮아도 역시 탄수화물 때문에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다.


- 중국 음식, 이탈리아 음식, 패스트푸드: 자장면이나 탕수육 등 중국 음식은 대개 탄수화물과 지방 함량이 높아 혈당 조절을 할 때 각별히 양에 주의해서 조금만 섭취해야 한다. 피자 같은 이탈리아 음식도 마찬가지. 햄버거와 감자튀김, 프라이드치킨 등 역시 탄수화물과 지방 함량이 높음은 물론이다. 이들 음식을 섭취하고 나서 2시간 후의 혈당 변화를 잘 살펴야 한다.


- 심한 감기: 우리 몸이 질병과 싸울 때도 혈당은 상승한다. 물을 많이 마셔서 탈수되지 않도록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줘야 한다. 당뇨병 환자는 설사를 계속하거나 혹은 구토까지 한다거나, 이틀이 지나도 감기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주치의를 찾아가야 한다. 항생제나 코막힘 약(decongestants) 등은 혈당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 스트레스: 스트레스가 높으면 우리 몸에서는 혈당을 상승시키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특히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제1형 당뇨병 환자보다 스트레스에 더 민감하다. 명상이나 호흡법, 운동 등으로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조절, 관리해야 한다.


- 베이글: 식빵 1조각보다는 같은 양의 베이글에 탄수화물이 더 많다. 베이글이 먹고 싶다면 미니 베이글로 탄수화물 섭취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 스포츠 드링크: 빠르게 수분 보충을 할 수 있게 고안된 스포츠 드링크는 일반 탄산음료처럼 설탕이 많이 들어 있다. 콜라 1캔에는 40g정도 설탕이 들어 있으며, 게토레이 1병에는 36g 정도 들어 있다. 당뇨병 환자는 적당한 강도로 1시간 미만 운동한 경우는 물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도 높은 운동으로 1시간 이상 운동한 경우에는 스포츠 드링크를 마셔도 괜찮다.


- 말린 과일: 말린 과일은 조금만 먹어도 그냥 과일보다 당도가 훨씬 더 높다. 2티스푼 정도의 말린 크랜베리나 체리, 건포도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작은 과일 1개 분량과 맞먹는다. 말린 대추 3알만 먹어도 탄수화물은 15g이나 섭취하게 된다.


- 약물: 스테로이드와 이뇨제는 혈당을 상승시킨다.

프레드니손(prednisone) 같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장기 복용하는 경우 사람에 따라 당뇨병을 부작용으로 유발하기도 한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는 류마티스 관절염, 천식 등 환자에게 사용된다.

고혈압 치료 때 이뇨제도 사용되는데, 이뇨제 역시 당뇨병 환자에게는 혈당 상승의 요인이 된다. 항우울제 중에서도 혈당을 상승시키거나 혹은 낮추는 효과를 가져 오는 경우가 있다.

감기약 중에 코막힘 약에는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이나 페닐에프린(phenylephrine)이 들어 있는데, 이들 성분도 혈당을 상승시킨다. 또한 감기약에는 설탕이나 알콜 성분이 들어 있다. 물론 설탕은 소량 들어 있지만 전문가들은 되도록이면 무가당이나 알콜프리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피임약에는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는데, 인슐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 당뇨병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ADA)는 당뇨병 여성 환자의 경우 피임약 복용 때 노르게스티메이트(norgestimate)와 합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는 복합 경구용 피임약을 권하고 있다.

■ 혈당 낮추는데 도움되는 음식

- 요거트: ‘프로바이오틱스’로 몸에 좋은 유산균이 들어 있는 요거트는 소화를 돕고 혈당 조절에 도움되는 음식이다. 하지만 설탕과 과일이 들어 있어 당과 탄수화물 함량이 높으므로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무가당 요거트나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요거트를 골라 먹어야 한다.


- 채식: 한 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채식으로 식습관을 바꾸면 혈당조절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곡물과 채소, 콩 등을 통해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면 혈당 조절에 큰 도움이 되며, 복합 탄수화물은 천천히 소화시키는 효과를 가져 온다.


<정이온 객원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