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뉴욕에 있을 때의 일이다. 당시 50대 후반의 한국인 남자 환자가 있었는데 이 분은 이따금씩 오른쪽 옆구리가 결린다고 호소하였다. 과거력상 고혈압을 제외하고는 특이한 병력은 없었으나 약간 비만한 편이었다.
통증은 경도의 묵직한 느낌이 거의 매일 있어 왔고 어쩌다가 뻐근한 느낌이 드는 양상이었는데 평소 골프를 즐겼기에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으로 생각하고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갑작스런 고열과 구토를 동반한 위상복부 통증으로 응급실을 찾았는데 초음파 검사상 담석과 함께 급성 담낭염 소견이 발견되어 수액 및 항생제 투여와 함께 통증 치료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외과 진료를 의뢰하여 담낭 절제술을 시술 받고 경과가 호전되어 며칠 후 퇴원하였다.
이후 외래 진료를 통해서 경과를 관찰하였는데 수년간 거의 매일 지속되던 옆구리가 결리던 증상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기뻐하였다.
담석증은 흔히 ‘쓸개’라고도 하는 담낭에 돌이 생기는 현상으로 콜레스테롤이 주성분을 이룬다.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두 배 이상 많고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간경화증과 비만 수술의 하나인 gastric bypass surgery 후 빈도가 높고 임신 중에서도 위험도가 증가한다.
이 중 약 70% 정도는 아무 증상을 일으키지 않으며 약 2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약 절반의 경우에서는 무증상 상태가 지속되고 나머지 50%의 경우에는 통증을 유발하거나 담낭염 등 합병증을 일으킨다.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대부분 별다른 치료 없이 관찰하는 게 일반적인 원칙이다. 하지만 칼슘이 많이 침착된 담낭 소견이나 담석이 3cm 이상인 경우 등 담낭암의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담낭 절제술을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
담석이나 급성 담낭염의 증상은 중앙 상복부(명치)나 우측 상복부의 반복적이고 심한 통증이 전형적이며 오른쪽 어깨로 통증이 방사되는 경우도 많다.
오심, 구토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통증이 여섯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발열, 오한이 있는 경우 급성 담낭염을 의심해야 한다.
진단은 초음파 검사로써 80~90% 할 수 있으며 확실치 않은 경우 HIDA Scan이라고 하는. 핵의학적 검사나 CT 촬영을 실시할 수 있다.
통증을 동반한 담석이나 급성 담낭염의 치료는 담낭 절제술이 원칙이며 과거에는 개복술을 실시했으나 현재는 복강경을 통한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
이동현 내과 (213)739-8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