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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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인터넷 중독’…속 탄다

2015-03-3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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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종일 방안에 틀어박혁서…” 청소년 상담 급증

고교생 아들을 둔 한인 김 모씨는 요즘 아들과 전쟁 중이다. 지난 달 아들의 학교 성적표를 받아본 후 성적이 곤두박질 친 것과 지각, 결석이 잦은 것을 보고서는 아들이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져 있음을 알게 된 것. 부부가 함께 점포를 운영하는 김 씨 부부는 새벽에 나가 저녁에나 귀가, 아들의 문제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을 자책하다 전문가를 찾았다.

김 씨는 “아들이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줄 알았지 밤새도록 인터넷 게임을 하는 줄 전혀 몰랐다”며 “혼내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지만 말을 듣지 않아 너무 힘들다. 지금 같으면 고등학교라도 졸업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이모 씨도 지난해부터 중학생 딸의 지나친 인터넷 사용 때문에 아이와 하루에도 수차례씩 싸운다. 이씨는 “아이가 밤 늦게까지 컴퓨터를 붙들고 있다가 잠을 설치는 횟수가 늘면서 지각도 잦고 학교 성적도 떨어지더라”며 “처음에는 인터넷을 끊고 스마트폰도 빼앗았지만 반항심에 학교 등교 자체를 거부해 결국 시간을 정한 뒤 인터넷 사용을 허락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한인 청소년들의 인터넷 중독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한인 청소년 문제 상담기관에 이와 관련된 상담이 늘고 있다. 한인 청소년 전문 기관들에 따르면 특히 남학생의 경우 90%는 인터넷 중독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중독이 심각해 정상적인 학교 및 일상생활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는 것.

청소년 문제 전문가들은 “인터넷 발달과 사용으로 긍정적인 요소들도 분명 많지만 어린 나이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학업, 대인관계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많다”며 “특히 맞벌이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자녀들과 대화시간이 부족해지는 등 아이들의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는 일이 쉽지 않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유스&패밀리 포커스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증가하고 있는 자녀들의 인터넷 중독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예방과 대처 세미나를 준비하고 있다.이상숙 유스&패밀리 포커스 대표는 “밤 늦도록 인터넷 게임하는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며 “무조건 꾸중하기 보다는 자녀와 인터넷 사용시간을 합의해 결정해서 자율적으로 통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녀들의 제2의 현실세계인 인터넷 사용을 차단하기보다 아이들이 실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스포츠, 방과후 액티비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이경하 기자>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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