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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클래스 ‘많이’ 욕심보다 ‘만점’ 목표로

2015-03-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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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드·MIT 등 보통 6과목 이상 요구... 가능한한 4점은 넘어야 학업열정 인정

▶ 낮은 점수땐 되레 독으로 작용... 참고서 많아 적극 활용 바람직

[중요성과 시험준비]

명문 사립대 지원을 준비 중인 고등학생들은 AP(Advanced Placement) 클래스 공부를 가장 힘들어한다. 공부도 어렵고 숙제도 많아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해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이다. 올해도 5월4일 AP 화학시험을 시작으로 AP 시험이 5월15일까지 치러진다. (도표 참조) AP 과목과 시험은 우수 고교생들이 대학 학점을 미리 취득할 수 있고 대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돼 갈수록 프로그램을 채택하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 많은 대학들이 AP 시험을 지원자의 학업 능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입학사정 판단기준으로 활용하면서 AP 시험 응시는 대학 진학이 목표인 고교생들의 필수절차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응시자의 증가로 인해 5점 만점에 3점 미만을 받아 시험을 통과하지못하는 학생들의 비율도 늘고 있다. AP는 명문 대학일수록 더욱 요구되는 필수과목이다. 따라서 AP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포드, MIT의 경우 보통 AP를 6개 과목 이상을 이수해야 합격이 가능하다. AP 시험과 준비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AP 과목은

AP 과목은 쉽게 말해 고등학교에서 제공하는 대학 1~2학년 수준의 클래스라고 보면 된다. 당연히 공부하는 수준이 레귤러 클래스는 물론이고 아너스 클래스보다도 높으며 매년 5월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되는 해당 과목 AP 테스트에서 대학 학점인정에 필요한 4점 이상 취득을 목표로 수업이 진행된다.

각 고등학교의 스크리닝 기준을 통과해야 AP 과목 수강이 가능하며 AP는 들어가는 것도 어렵지만 A학점을 받는 것은 더욱 힘들다. 실제로 스크리닝을 통과한 고교생 중 일부는 AP 과목에서 C, D, 또는 F학점을 받아 대학 입시과정에서 낭패를 보기도 한다.

AP는 영어(Language & Literature),수학(Calculus AB & BC), 생물학, 화학, 물리학,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스패니시, 유럽 역사, 세계사, 통계학 등 모두 37개의 과목이 있다.


■ AP의 중요성

명문대일수록 고등학교 때 택한 과목들의 수준을 꼼꼼하게 따진다. 명문 사립대는 말할 것도 없고 UC조차 AP 과목을 단 한 개도 택하지 않고서는 사실상 도전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큰 꿈과 목표를 가진 학생들은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AP 클래스에 들어가는데 심혈을 기울이며 AP클래스 입성이 확정된 후 최고의 성적을 받으려고 노력한다.

가장 뛰어난 아카데믹 스펙을 갖춘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 택한 AP과목수가 10~15개에 달한다. 대학들은 AP 과목을 많이 택한 학생일수록 학업에 열정이 있고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AP 과목에서 A학점을 받고 해당 테스트에서까지 만점인 5점을 따내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고 할 수있다.



■ 어떤 과목을 택해야 하나

AP를 수강할 자격이 되는 학생들이 과목을 선정할 때 주의할 점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누구는 10개의 AP를 택했다, 15개의 AP를 택했다는 소리를 듣고 무조건 많은 과목을 듣는 방향으로 가면 AP에서 요구하는 학업의 강도를 감당하지 못해 성적을 망치기가 쉽다. 다시 말해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세워야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 관심 분야 또는 희망 전공분야와 연관 있는 과목들을 집중적으로 선택해 A나 B를 받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일단 영어와 수학은 필수라고 보면 되고 과학이나 엔지니어링 전공 희망자의 경우 생물학, 화학, 물리학, 컴퓨터 사이언스 과목들을 집중 수강하는 것이 현명하다.

인문학 전공을 희망하면 유럽 역사, 세계사, 미국 역사 등 인문계 과목에 무게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모든 과목을 AP로 채우려고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되며 본인이 처한 상황과 학업 능력, 과외활동 스케줄 등을 여러 요소를 고려한 뒤 크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수강할 AP 과목수를 결정하면 된다.


■ AP 테스트

AP 테스트는 일반적으로 사지선다형과 주관식 문제 등 2개의 섹션으로 나뉘며 점수는 과목별로 1~5점이 부여된다. 쉽게 말해 1~2점은 불합격 점수라고 보면 되며 3~5점은 합격점이다.

3점은 턱걸이 합격점으로 입학경쟁이 치열한 명문 사립대들은 3점은 크레딧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4점을 받을 경우 대학의 해당과목에서 A-, B+, B를 받은 것으로 간주하며 가장 높은 점수인 5점은 대학의 해당과목에서 A+ 또는 A를 받은 것으로 평가한다.

그리고 대학에 따라 크레딧을 인정해 주는 점수가 다른데, 하버드 대학의 경우 5점만을 인정해주고 있으며 예일, 프린스턴을 비롯한 많은 대학들이 4점 이상을 크레딧으로 인정해 준다는 사실도 참고하면 좋다.

AP 테스트는 오답을 했을 경우 감점제도가 없어 정답을 모를 경우 유추해서라도 답안지를 채우는 것이 점수를 올리는데 도움이 된다.


■ 대학에서 AP 요구하는 이유

AP는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을 고교에서 미리 이수하는 것인데 학생의 적응능력을 테스트해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학생이 앞으로 대학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보고 수준 높은 과목을 이수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잘 해결하는 가능성을 평가해 보는 것이다. 명문대 합격생을 많이 배출하는 고교일수록 AP 과목이 세분화돼 있고 대학 수준의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보딩스쿨에서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도 우수한 AP 과목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지원자가 학업에 대해 얼마나 도전적이고 열정이 있는지 AP 클래스 수강 여부를 통해 살펴본다. 알찬 공부를 했다면 입학사정에서 자신을 매우 돋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의미가 된다.

대학 수준의 과목인 AP 클래스를 수강하고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면 당연히 대학은 이 지원자가 대학 수업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는 자질을 지닌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적으로 전국 대학입학 카운슬링연합회(NACAC) 설문조사에서도 대학에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SAT 성적보다 AP 성적과 더 관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요약하면 AP 클래스는 고교 재학 중 대학 수준의 과목을 공부하고 대학 진학 때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현재 미국 내 3,600개 대학 중 상당수가 AP 시험점수를 통해 학점으로 인정하고 있어 명문대 진학을 준비 중인 학생들에게는 이 클래스와 시험이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도구이다.

학생의 적성을 찾을 수 있고 수학 능력을 대학 측에 증명할 수 있지만 능력이 되지 않는 학생이 수강해서 학점이 오히려 나빠질 수도 있어 어떤 면에서는 ‘양날의 칼’로 작용하기도 한다.


■ AP 시험 트렌드

갈수록 명문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빠른 학생들은 이미 9학년부터 인문지리학(Human Geography), 10학년에 세계사(World History), 환경과학(Environmental Science), 스페인어(Spanish) 등의 시험을 치르는 걸 보게 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명문대 합격을 위해 더 많은 AP 시험을 치르는 경향이 뚜렷하다.

6~7년 전만해도 5~6개 과목 정도의 시험을 치르면 상위권에 속했는데, 최근에는 졸업 때까지 8~10개 정도의 AP 과목 시험을 치르는 것은 일반적이고 최우수 학생들의 경우에는 무려 10개에서 15개까지 이상도 이수하고 있다.


■ 참고서 활용하기

사실 AP 시험은 학교와 교사의 능력이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해당과목 교사가 얼마나 큰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을 공부시키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하지만 설령 학교에서 준비를 안 시켜줘도 학생이 AP 관련 과목 책 몇 권을 준비해서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점에 가면 AP를 준비할 수 있는 참고서들이 많이 나와 있다. Barron과 Kaplan은 상당히 상세하고 치밀하게 정리돼 있고 Princeton Review는 총괄적으로 정리가 잘 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AP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꼭 서점에 가서 여러 출판사의 책들을 비교해 보고 그 중 자신에 맞다고 생각되는 책 한 개를 골라서 그 책으로 준비하면 된다.


■ AP 클래스 수강 전 해야 할 일

AP 과목은 아너 클래스와는 다르다. AP는 고교에서 대학 수준의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고등학생이 대학 과목을 고등학교에서 수강하는 것이다. 아너 프로그램은 고등학교 안에서 상위권 학생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으로 각 교육청에서 관리한다.

AP 과목을 듣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과목을 들어야 하고 각 고교에서 요구하는 평가시험이나 선행과목 담당교사의 추천이 있어야 하며 매년 3월께 다음 학년의 AP 과목을 듣겠다는 신청을 해야 한다.

[12학년 때 더 어려운 과목 택하라]

"졸업반이라 쉽게 가면 아니함만 못해질 수도"

■ 학년별 들어야 할 AP 과목

▲ 9학년: AP 과목을 수강하지 않는다고 대학 입시에 불이익이 되지는 않는다.


▲ 10학년: 만약 가능하다면 AP Biology나 AP European History를 수강할 수 있으면 좋다. 두개 다 수강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고 과학 쪽에 더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AP Biology를 인문계 쪽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AP European History를 수강하는 것이 좋다.


▲ 11학년: AP를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이 갑자기 늘어난다. 보통 AP Calculus AB 또는 BC, AP US History, AP Chemistry, AP English Language, AP Foreign Language 과목 가운데 가장 자신 있는 과목 몇 개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


▲ 12학년: AP English Literature, AP Calculus BC, AP Government, AP Economics, AP Physics 등의 과목들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졸업반이라고 쉬운 과목들을 선택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12학년 때는 사실 11학년 때보다 더 어려운 과목들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12학년 1학기 성적까지는 대학 입시에 반영되지만 2학기는 반영이 안 되니까 1학기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최선을 다하면 된다. 만약 11학년 성적이 좀 안 좋았더라도 12학년 1학기 때 어려운 과목들을 택하고 좋은 성적을 받으면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된다.


▲ AP 시험 점수많은 부모님들이 잘 모르시는 사항이 있는데 SAT 점수와는 달리 대학에서 AP 점수가 나온 collegeboard report를 요구하지 않는다. 대입 원서에 학생이 AP 점수를 기재하는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 AP 점수만 쓰고 대학에 official report 즉 공식점수는 보내지 않아도 된다.

그러기에 AP 시험을 보기는 했는데 만약 점수가 안 좋아서 대학에 알리고 싶지 않다면 원서에다 기재만 안 하면 된다. 물론 시험 본 것이 아깝지만 그래도 나쁜 점수를 알리는 것보다 안 알리는 편이 당연히 낫다.

결론적으로 AP 시험을 보더라도 사실상 좋은 점수만 골라서 대학에 알릴 수 있는데 AP 과목을 수강한 후 AP 시험을 안 볼 이유가 없다.

<이정석 / 하버드대 박사, 대입 컨설턴트>
www.MyIvyDream.com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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