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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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브롱스 과학고 10학년 제프리 고 군

2015-03-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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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나은 세상 만드는 목소리 돼야죠”

“세상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정치인이 될 겁니다.”

브롱스 과학고 10학년에 재학 중인 제프리 고(15)군은 공부만 잘하는 아시안 모범생의 전형이라기보다는 다양한 도전과 활동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고 있는 팔방미인 청소년이다.

고군은 현재 교내 검도클럽 부회장을 맡고 있는 것은 물론 그간 학교 오케스트라의 바이얼린 주자, 야구부 선수, 학생회 임원 등 다방면에서 두루 활약(?)해오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학교 밖에서는 뉴욕한인테니스협회 소속으로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테니스 강사로 활동했는가 하면 오케스트라 소나타 다끼에자의 유스 챔버 단원으로 자연 재해와 기근에 허덕이는 아이티 주민들을 위한 자선 공연에 참여하는 등 커뮤니티 활동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고군이 가장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분야는 디베이트. 논리력을 바탕으로 한 디베이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해 지난 1월 뉴왁 인비테이셔널 디베이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렉싱턴 인비테이셔널 토너먼트에서는 16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뉴욕주 디베이트 코치 연합 챔피언십 토너먼트에도 출전 자격을 획득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군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아시안 학생에 대한 엄격하고 높은 기대치다.

상당수 아시안 학생들이 무슨 일에서건 ‘충분히 잘해 낼 것’이라는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지만 사실, 이를 위해 아시안 학생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라는 것. 고군이 압박감을 극복하기 위해 찾은 해결책은 마음가짐을 다르게 먹는 것이다. 고군은 “마음속으로 더 큰 그림을 봄으로써 이를 극복해오고 있다”며 “지금 사회가 나를 어떻게 가치를 매기느냐가 아니라, 미래에 사회가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고군의 꿈은 정치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가 제시하는 청사진을 듣다보면 사고의 성숙함으로 인해 정계에 지금 진출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그가 정계에 진출하고 싶은 이유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세상을 바꾸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의 불평등 격차를 좁혀줄 수 있는 목소리가 되고 싶다”며 “당장 눈앞에 놓인 문제만 바라보는 근시안적 해법보다는 앞으로의 더 먼 세대들까지 도울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롤 모델은 정치 스릴러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의 악독한 정치가 프랭크 언더우드다. 비록 가상의 인물이고 부도덕한 정치가지만 고군은 그 속에서 배워야 할 점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멈추지 않는 언더우드의 강한 의지력을 끄집어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멈추지 않고 노력하고 결국 해내려는 그의 강한 의지만큼은 그 어느 캐릭터보다 훌륭하다는 것이다. 그는 “‘대단히 중요한 임무에 부딪혔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바로 하나씩 차근차근하는 것 . 한 번에 한 입씩, 그것이 바로 거대한 고래를 먹어치우는 법’이라는 드라마 속 대사가 나의 모토가 됐다”면서 “앞으로 정치가가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해 프랭크처럼 어떤 고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최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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