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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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휴대폰 반입 허용 성급했다”

2015-03-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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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학부모들 “가뜩이나 중독인데”…전문가들도 우려

# 플러싱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어머니 김모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휴대폰을 늘 들고 사는 아들 때문이다. 집에서도 휴대폰을 놓지 않는데 수업시간에도 몰래 휴대폰을 만지지는 것 같고, 수업에는 집중을 안 하고 휴대폰으로 텍스트 메시지만을 주고받는 것만 같아 걱정이다. 김씨는 “가뜩이나 아이가 스마트폰 사용이 많아 걱정인데 학교에서마저 반입을 허용하니 학업에 문제가 있을까 고민이 된다”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 JHS189중학교에 자녀를 둔 이모씨는 휴대폰 교내 반입이 시작되자 스마트폰을 사달라는 딸 때문에 고민이 많다. 이씨는 김양의 친구들이 다 스마트폰을 갖게 되자 김양이 사이버 왕따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지우지 못하고 있지만 학업에 방해 될까봐 선뜻 사주지 못하고 있다.

뉴욕시 공립학교 학생들의 휴대폰 교내 반입이 지난 2일 전면 실시 된 가운데 김씨와 이씨처럼 자녀 휴대폰 소지 관련 한인들의 걱정이 늘어만 가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각종 부작용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브루클린 존 듀이 고등학교에서 지난 9일 한 남학생(15세)이 스마트폰을 이용, 여교사의 치마 아래를 몰래 찍어 학급 페이스 북에 올리는 일이 발생했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이 공립학교 휴대폰 반입을 시행한지 일주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공동회장은 “드 블라지오 시장의 아들 단테가 지난 2007년 브루클린텍 고교에서 휴대폰을 사용해 적발된 전력이 있다”며 “이번 정책이 시장의 개인적이고 성급한 결정이 아니였는지 의문이 든다. 또한 스마트폰 교내 반입으로 사이버 왕따, 도난 등 각종 문제에 대처할 예방책이 미리 정립 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도 교내 휴대폰 반입 허용은 너무 섣부른 결정이었다며 학생들의 긴급 상황을 알리기 위해 실시한 휴대폰 반입이 장점보다 더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제리코 고등학교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셀폰 반입이 허용됐지만 제리코 고등학교에서는 ‘전파방해기기’가 있어 학교 내에서 휴대폰 수신신호가 잡히지 않는다”며 “무분별한 학생들의 셀폰 사용을 막기 위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랜시스 루이스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권지선 교사는 “셀폰 교내 반입은 허용됐지만 수업시간에 자체 규정을 만들어 셀폰을 꺼내 놓으면 24시간 동안 압수하거나 재적발시 부모님을 통해 압수된 셀폰을 찾아가게 하고 있다”며 “셀폰 교내 반입으로 발생하는 부작용들을 줄이기 위해 각 학교들이 자체 수업 규정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경하 기자>A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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