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들은 책 읽기를 싫어하는가? 그렇다. 계속해서 발표되는 연구 자료들에 따르면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에 비해 훨씬 적게 책을 읽는다고 한다. ‘2010 스콜라스틱 아동 및 가족 독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인종, 지역, 사회 경제적 배경에 상관없이,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에 비해 독서량이 훨씬 뒤쳐진다고 한다. ‘2005 NEA 연구 자료’ 역시 독서를 통해 드러나는 남자아이와 여자 아이의 차이가 너무나 극명하기 때문에 심지어는 ‘독서 여부’를 성별 구분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그래서 그것이 문제가 되는가? 책 읽기를 싫어해도,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만 하며 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읽기 기술은 학생으로서 습득해야 할 기술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읽기야 말로 다른 모든 학습의 축이 되기 때문이다. 화학 전공 학생이 분자량에 대해 어떻게 배우는가? 미적분을 배우는 학생이 극한 방정식에 대해 어떻게 배우는가? 엔지니어 지망생이 안정적인 건물 설계를 위해 필요한 물리학의 기본 원칙들을 어떻게 배우는가?
⊙ 바로 읽기를 통해서이다.
당신의 아들이 어느 분야에 관심을 갖든지, ‘읽기’는 필수이다. 수학이나 과학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한다고 해도 ‘읽기’는 필수이다. 읽기 기술이 탁월하면 탁월할수록, 새로운 분야의 지식 습득이 용이해 지고, 자신이 습득한 지식을 표현하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읽기 기술과 속도를 향상 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연습’이다. 자주 읽는 학생? 무엇을 읽든지간에 표준 고사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게 되어 있고, 모든 과목에 걸쳐 좋은 성적을 거두며, 대학 레벨 과목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낸다. 여자 아이들에게 독서는 보다 자연스럽고, 보다 쉬운 일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남자 아이들에게 책을 읽게 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 왜 남자 아이들은 책을 읽지 않는 것일까?
이에 대한 몇 가지 가설이 있다.
첫째, 학교에서 읽으라고 하는 독서 과제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는 주로 고전에 해당하는 작품들을 과제로 내준다. 하지만 남자 아이들은 이러한 고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오히려 이러한 고전 작품으로 인해 ‘독서=지루한 일’이라는 잘못된 고정 관념을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고정 관념 덕에 모든 독서를 기피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둘째, 출판사들은 이윤을 추구하게 되어있다.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독서를 즐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 후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여자들을 겨냥한 책들을 출간하게 되었다. 오늘날 청소년 문학의 대부분은 여자들에 의해 움직인다. 여성 저자와 여성 편집자가 여성 독자를 겨냥해서 책을 만들고있는 것이다. 이렇듯 출판계가 온통 여성 독자를 초점으로 두고 있기에 남자들은 더욱 독서를 기피하게 된다.
셋째, 독서에 관한 남성 롤모델의 부족을 들 수 있다. 아이들이 자랄때, 책을 소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자들이다. 누가 책을읽는가? 여자들이다. 어린 아들이 잠들 때 책을 읽어 주는 사람은 엄마이고, 초등학교에서 책을 읽어 주는 사람들도 여자 선생님들이다. 영화나 TV에서도 책에 관한한 모두 여자들이 주를 이룬다. 남자들은 책을 읽지않는다. 남자들은 행동을 한다. 남자들은 사냥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사냥을 한다. 따라서 많은 남자 아이들은 독서를 여자들의 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남자 아이들은 책을 읽지않는 남자 어른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넷째, 스크린 문화의 부상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옛날에는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일이 독서가 전부였던 때가 있다. 비가 오는 날이면 집 안에서 첵커스를 두거나 책을 읽었다.
TV도 없고, X-박스도 없고 인터넷도 없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1990년대 초기부터 남자아이들과 여자 아이들 간의 독서량의 간격이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즉 비디오게임과 인터넷이 흥왕하게 되면서 남자 아이들의 독서량이 급격하게 줄었다는 것이다.
연구자료에 따르면 남자 아이들은 여자 아이들보다 이러한 스크린 문화에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을 나타났다. 스크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록 읽기 기술은 뒤쳐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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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김 / C2 교육센터 대표·하버드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