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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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신축 활기에 ‘날림 공사’우려

2015-03-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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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업체들 수요 맞추려 “더 빨리, 더 싸게”슬로건

▶ “3년만에 발코니 금 가고 배수 안돼 침수”항의 급증

뉴욕시 부동산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는 신호를 보이면서 아파트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부실공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브루클린의 한 콘도는 완공된 지 불과 3년 만에 발코니에 금이 가고 콘크리트 조각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또 다른 아파트 건물은 배수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폭우가 오면 건물이 물에 잠기고 있다.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뉴욕의 부동산 시장이 붕괴된 뒤 예산에 문제가 있는 건축회사들이 문을 닫으면서 부실공사 문제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지난 2~3년간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서 수요가 급증하자 검증받지 않은 건축회사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부동산 변호사인 애담 베일리는 “올 초부터 부실공사와 관련된 피해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이들의 불만은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누수, 난방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전했다.

뉴욕시 부동산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시가 발급한 주택용 부동산 공사 허가증은 총 2만300 유닛에 달했다. 위원회는 올해 허가증 발급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토지 가격 및 공사비용이 오르면서 건설업체들의 수익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일부 업체들은 확실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오로지 더 빨리, 또 더 싸게 프로젝트를 완공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계사인 하워드 지머맨은 "비교적 질이 떨어지는 페인트나 카펫을 사용하는 것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주민들과 행인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완공된 브루클린 4 애비뉴 소재 콘도(총 156개 유닛)의 경우, 2013년 건물과 발코니에서 콘크리트 조각이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시 건물국 조사 결과, 발코니에서 금이 간 사실이 발견돼 일부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건물의 콘도위원회가 이 문제에 대해 한 건축회사에게 의뢰한 결과, 개보수공사를 위해 100만 달러가 소요된다는 대답을 받았다.

새 건물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건물 개발의 후원업체를 상대로 법정 소송은 가능하지만 쉽지는 않다. 대부분의 후원업체들은 유한책임회사(limited liability corporations) 주 정부에 등록한 뒤 프로젝트가 끝나면 회사를 해체하기 때문이다.
또한 콘도가 건설업체나 후원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경우, 콘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추후 바이어들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지난 2009년 완공된 브루클린 그랜드 스트릿 소재 콘도의 경우, 누수 문제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이 건물의 콘도위원회는 개발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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