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가면 좀 나으려나…” 유학생 귀국행 잇달아
2015-03-03 (화)
일자리 찾기 어렵고 비자경쟁 갈수록 치열
한국서 해외로 학비 송금액 9년 만에 최저
오는 5월 뉴욕주립대학을 졸업하는 유학생 김모(23)씨는 지난해 말부터 미 전역에서 열리는 채용설명회에 참석해 미국내 취업기회를 노려왔지만 결국 미국에서 직장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한국 귀국을 결정했다.
김씨는 “취업비자 경쟁이 지난해보다 치열한 데다 미국 내 취업시장도 생각보다 좋지 않아 한국행을 결정했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미국에서 생활했는데 한국 내 조직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기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전문직 취업비자(H-1B) 경쟁까지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기 어려워진 한인 유학생들의 한국행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에서 미국 등 외국으로 빠져나간 유학·연수비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도 설명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유학생(어학연수·교환학생 포함)의 학비와 체류비로 해외로 나간 금액은 37억2,10만달러로 전년 대비 14% 줄었다. 이는 2005년의 33억8,090만달러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해외 유학·연수 지급액이 줄어듦에 따라 유학생 수도 2011년의 26만2,465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이 가장 많은 미국은 2012년 7만3,351명에서 2013년 7만2,295명, 지난해 7만627명으로 줄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미국 등 세계 경기가 좋은 상황이 아니어서 유학생이 전반적으로 주는 추세다”면서 “과거와 달리 취업 때 해외 유명대학 학위 소지자를 우대해 주는 분위기가 사그라진 것도 해외 유학생이 줄어든 것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를 거듭할수록 전문직 취업비자를 받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유학생들이 일찌감치 한국행을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인 헤드헌터 업체 관계자들은 “예전에는 미국 내 유명 대학 졸업반 학생들이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기 위해 비자 스폰서 여부 등 취업과 관련한 질문을 많이 했지만 비자 스폰서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아예 한국으로 취업문의를 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며 “IT나 회계 쪽은 그나마 미국에서 취업 가능성이 있지만 인문·사회계열은 미국에서 구직활동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다”고 설명했다.<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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