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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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스타이브센트고교 12학년 오유경 양

2015-03-0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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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일대 전액장학생 당당히 합격했어요

▶ “홀로 키원준 아버지께 효도하고 싶어”

“아버지가 없었다면 이런 기쁨 못 누릴 거예요.”

뉴욕시 명문 특목고인 스타이브센트 고교 12학년에 재학 중인 오유경(17·사진·미국명 앨리스)양은 작년 12월 아이비리그 명문 대학 예일대로부터 입학허가서를 받았다. 예일대 합격보다 당시 더 기뻤던 사실은 4년간의 학비를 포함해 생활비가 전액 주어지는 퀘스트 브릿지(Quest Bridge)의 장학금 혜택이다.

퀘스트 브릿지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젊은 인재를 발굴, 예일대를 비롯한 명문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최고의 장학 제도를 제공하는 단체이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오양에겐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소식이었다. 더불어 최근 오양은 내셔널 메릿 장학금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는 겹경사를 맞게 됐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이민 2세로 또래 친구들에 비해 자기정체성이 강했던 오양은 아이비리그인 예일대를 당당히 합격, 자신의 꿈인 비즈니스 우먼을 향해 한발 더 다가서게 됐다. 2001년 아버지를 따라 4살 때 낯선 미국 땅에 이민 온 오양은 아버지가 매일 일하느라 늘 고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를 나와 회사를 창업해 전문경영인(CEO)이 되는 꿈을 키워왔다. 오양은 “4살 때부터 아버지가 일하느라 고모와 함께 지내거나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늘 일하시느라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위해 효도를 하고 싶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양은 하루 종일 네일업계 등에서 일하며 자신을 홀로 키워온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에 보답한 듯 예일대 합격과 전액 장학금을 안겨 주었다.

오양의 부친 오동근 씨는 “일하느라 유경이를 잘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이렇게 잘 성장해줘 기쁘다”며 “이렇게 딸을 믿고 열심히 일해 온 보람을 느낄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이어 “유경이가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변호사가 되기를 희망하지만 유경이가 원하는 일을 하길 원한다”며 “직업에 상관없이 어려운 사람,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양은 과목당 80점 만점인 PSAT 시험에서 수학 과목에서만 78점을 맡고 모두 만점을 얻었다.

또한 획득한 AP과목만 7개 과목으로, 짬을 내 틈틈이 학생들 튜터링까지 맡고 있다. 학업성적은 고교내신평점(GPA)이 95.7(100점 만점)로 교내 상위 1%에 속할 정도로 수재로 통하고 있다. 또한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오양은 스타이브센트 고등학교 사진부에서 에디터 직책을 맞고 있으며 졸업앨범 편집자로 활동 중이다.

오양은 비단 공부뿐만 아니라 펜싱 같은 운동과 바이올린, 피아노 등 예체능에도 소질도 있는 팔방미인이다. 오양의 가장 닮고 싶어 하고 존경하는 롤 모델은 다름 아닌 아버지라고 한다.

힘든 이민생활 속에 늘 고생하시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비전과 꿈을 갖게 된 것이다. 오양은 우선 예일대학에 입학해 파이낸스나 경제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오양은 네일 업소를 운영했던 부친 오동근 씨의 외동딸이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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