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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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2015-02-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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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조정래 / 목사

사랑하는 가족이 불치의 병에 걸리면 가족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된다. 이렇게 불안하고 심약한 심리를 노리고 각종 종교-의료 사기꾼들이 “불치의 병을 고쳐준다”며 혹세무민하고 있다.

“병원에서 못 고치는 불치병을 고쳐 주겠다”고 장담하는 말에는 절대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만약에 “어떤 병도 고친다”고 큰소리치는 말이 맞다면, 그 사람의 집안에는 죽는 사람이 없어야 될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만병통치로 광고하며, 가짜 약을 팔고, 부적을 팔아 돈벌이에 급급한 돌팔이, 자칭 도사, 종교 사기꾼이 판을 치고 있다. 이들은 환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거짓 카리스마를 활용하고, 하나님으로 부터 특별계시를 받았다고 뻔뻔한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개중에는 기독교 간판을 달고 “기도로 암을 비롯한 각종 병을 고친다”며 큰소리치는 목사, 전도사도 있는데, 이들도 조심해야 될 무리들이다. 전문 의사들도 치료를 잘못하면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는데, 이들은 돌팔이 의료행위와 광신적 작태로 환자를 농락하고서도 책임을 지는 법이 없다.

어차피 고칠 수 없는 병이라면, 하늘이 부르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겠다. 호스피스의 도움을 받아 고통을 줄이고, 마지막 남은 소중한 시간을 인생을 정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작별을 고하며, 죽음 후에 있을지도 모르는 신비한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며, 인간의 존엄성을 지닌 채 의연하고 평화롭게 죽음을 맞아야 하겠다기도와 정신력으로 기적 같은 놀라운 일들이 성취되기도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기도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예수님께서 들려주신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지십시오”하는 기도를 우리도 해야겠다.

기도란 내 “소원을 성취”하는 게 아니다. 참된 기도란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하나님의 뜻에 순응하기를 구하는 것”이다. 하늘이 주신 생명, 사는 데 까지 살다가 하늘에서 오라고 하면 갈 준비를 하며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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