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셰익스피어 같은 문학작가 꿈꿔요”
▶ 직접 쓴 소설 올해 출간, 전액 북한 어린이 돕기 기부
퀸즈 카도조 고등학교 11학년에 재학 중인 이채림(쟈스민)양은 작가를 꿈꾸는 재원이다.
펜의 힘을 믿고 있는 작가 지망생으로 셰익스피어를 만나면서 문학의 매력에 깊게 빠져들었다. 오는 4월 셰익스피어의 집을 직접 방문할 예정인 이양은 예비 작가들의 꿈의 무대로 알려진 ‘스콜라스틱 에세이(Scholastic Essay)’ 결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AP 영어 교사들의 추천이 있어야 참가할 수 있는 ‘영어 교사 전국 위원회(NCTE)’에도 참가키로 해 학교에서는 이미 작가 기대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역시 영어. 유명 작가 배출의 요람인 예일대학교와 프린스턴대학교가 진학 희망 대학 1순위다.
6학년 되는 해에 집필을 시작한 소설 작품이 올 여름 출간 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제작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노스 코리아’를 본 후 깊은 감명을 받아 북한, 특히 북한 어린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책을 쓰게 된 동기다. 책 판매 수익금은 북한 어린이 돕기에 기부한다는 계획이다.
북한 어린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다 보니 자연스레 탈북자에 대한 관심도 커져 탈북자 지원도 모색하고 있다. 망명 후 여러 가지 이유로 잘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 내 탈북자들이 태권도를 배워 사범자격을 얻게 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퀸즈 베이사이드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부친에게 이미 이에 대한(탈북자 태권도 무료 사범교육) 허락도 받았다. 태권도 3단인 이양은 이미 도장에서 특수교육이 필요한 또래 청소년들을 지도하고 있고 소녀들을 위한 호신술 클럽(Girl’s Self Defence Club)도 직접 운영하고 있는 태권도 준 사범이다.
매주 두 차례 실시되는 호신술 클럽은 스스로를 지키고 방어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울 수 있어 이미 7~8명이 꾸준히 참석하고 있다. 태권도 기대주로 뉴욕 주 등 여러 대회에 출전해 많은 메달을 받았고 올해에는 ATU 내셔널 품새 디비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처럼 태권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양은 대학에 진학해서도 태권도와 그 정신을 알릴 수 있는 태권도 클럽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운동 신경이 남달라 9학년 되는 해에 시작한 골프와 펜싱은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카도조고교 골프팀(Girl’s Golf Varsity) 1번 선수로 활약 중이고 2년 연속 캡틴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치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펜싱 역시 학교 ‘포일 팀(Foil Team)’에서 1번 선수로 뛰고 있고 지난해 팀을 좋은 성적으로 이끈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펜싱 MVP 선수상’도 받았다.
피아노를 전공한 모친의 영향으로 음악에 대한 재능도 뛰어나다. 어려서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고 첼로, 플룻도 연이어 배웠다.
피아노는 6학년 때 이미 리즈마 ‘레벨 6’를 끝냈다. 하지만 재즈 드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타악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어 현재는 뉴욕 로리엇 오케스트라(음악감독 김경수)의 타악기 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차이코프스키의 곡을 연주하며 오케스트라에서 타악기의 역할을 톡톡히 경험했다. 이양은 "오케스트라에서 타악기는 절대적"이라며 "타악기는 가끔 한 번씩 등장하지만 그때마다 그 진가를 발휘해 곡의 흐름과 분위기, 깊이를 리드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연주에서는 심벌즈와 트라이앵글을 연주했지만 팀파니를 포함한 수많은 타악기를 하나하나 배워가고 싶다는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학교에서도 공부 잘하는 우등생으로 ‘내셔널 아너 소사이어티’ 아리스타(Arista)로 활동하며 일주일에 세 번씩 후배들의 보충 수업을 도와주고 있다. 최근에는 철학에도 관심을 보여 퀸즈칼리지에서 철학 수업을 청강할 계획인 이양은 현재 마이클 샌덜의 저스티스(Justice)를 재미있게 읽고 있다.<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