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랑을 나누는 한해를

2015-01-2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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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희 워싱턴 두란노 문학회

제레비는 대학에 합격했지만 학비를 벌기위해 농장에서 일을 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그는 직장에 도시락을 싸갈 수 없어서 점심시간엔 수돗물로 고픈 배를 채워야했다. 어느 날 인부들을 다루는 감독의 큰소리가 들려왔다. “와이프는 내가 돼지인줄 알아! 샌드위치를 이렇게 많이 싸고 또 나를 뚱보로 만들려고 하네! 누구 내 도시락을 나누어 먹을 사람 없어”하고 소리를 질렀다. 제레비는 그런가보다 하고 그 도시락을 얻어먹었다. 그렇게 몇 달 제레비는 배고픈 걱정을 하지 않았다. 새 학기가 시작되어 청년은 인부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하려고 사무실에 갔다. 그러자 경리 아가씨는 “그 감독은 부인이 안계셔요. 몇해 전에 돌아가셨어요” 라고 말했다. 어떤 책에서 읽었던 얘기다.
인간은 기회를 만들어 누구에게나 베풀 수 있는 귀한 사랑의 극치를 보여줄 수 있다. 인간은 사랑의 만남으로 인연을 맺으며 살아간다. 절대자 신의 사랑, 부부사랑, 부모 자식간의 사랑, 지인과 우정의 사랑 등... 희생의 사랑이 빛깔이 진해질 때 축복이며 감사로 이어진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을 그저 할 일없이 강물 흘려가듯이 산다면 후회하는 삶이 될 것이다. 인간의 생각은 만물의 씨앗이다. 조금만 눈높이를 낮추면 주변의 삶이 달라진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줄 수 있을 때 내일의 대한 소망과 오늘에 대한 감사가 생기는 것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깨달음이 있다면 산다는 것은 꿈을 키우고 마음을 비워내는 것이다. 남을 돕고 사랑하는 것도 또한 시기하는 것도 결국 나를 비워내는 일이다. ‘생생유전 (生生流轉)’이란 말이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흘러간다. 무(無) 로 돌아가는 과정이다. 물이 산에서 강으로 바다로 흐르듯 세월은 자연과 함께 우리의 역경과 고난도 함께 흐른다.
어느새 무언가 한 가지를 갖고자 하면 한 가지를 손에서 놓아야 한다는 지혜를 배운다.
을미년 청양의 해다. 양은 희생과 평화의 상징이다.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놓아버리고 비워버린 자리에 행복이 깃든다는 진리를 깨닫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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