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C 지원자 18%가 ‘편입’ 갈수록 인기... 일하며 공부 가능·직업교육에도 중점
▶ 클래스 규모 작아 교수와 접촉도 용이
[커뮤니티 칼리지]
2015년 가을학기 UC계열 지원자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올 가을학기 신입 및 편입생 지원 현황에 따르면 신입은 15만8,146명, 편입은 3만5,727명으로 신입과 편입을 포함해 역대 최고인 19만3,873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자 가운데 편입은 18.4%의 비율을 차지해 지원자 가운데 10명에 2명 정도로 편입생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인 학생의 경우 4,087명의 지원자가운데 21%에 해당하는 859명이 편입으로 지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뮤니티 칼리지의 비중이 이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인 학생들의 경우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한 편입이 태반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커뮤니티 칼리지에 재학하는 한인 학생수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년 동안 필수과목을 공부한 후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면 학비가 절약된다는점에서 날이 갈수록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의 장단점에 대해 분석한다.
■ 커뮤니티 칼리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8일 2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모든 미국 학생들의 등록금을 무료로 하는 방안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면서 커뮤니티 칼리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커뮤니티 칼리지 학비의 75%를 연방 정부가 부담하고 25%는 주 정부가 부담하는 방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안이 시행될 경우 미국 내 커뮤니티 칼리지에 재학하고 있는 900만명의 학생들이 혜택을 입게 된다. 이제안에 따르면 2.5 학점 이상을 유지하는 학생들은 모두 무료로 2년제 대학을 다닐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정책은 커져가는 소득 불평등 문제를 교육으로 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2년제 전문대학으로 비유할 수 있다. 그렇지만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는 보통 4년제 대학의 편입 통로로 활용되기도 하고 직업교육 장소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12학년 학생들이 여름방학에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받은 학점을 대학에 제출하기도 하는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실용학문의 전당 역할을 한다. 또한 전공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 교양과목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수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 이후 교육예산 삭감으로 여름에 강좌를 폐쇄하기도하고 또한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듣지 못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 칼리지는 미국 교육의 실용적인 정신이 가장 잘 표현된 곳이라고 할수 있다.
미국 부자들은 자녀들이 4학년제 대학에 입학허가를 받아도 일부러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해서 학비와 생활비를 절감하게 하는 방법을 익히게도 한다. 최근에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여의치 않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실용교육을 받기도 하는 등 커뮤니티의 활용도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 장점
1. 편입에 용이
수많은 신입생들이 대학입학 1년 후 이런 저런 이유로 전학을 한다. 커뮤니티 칼리지에 재학할 경우에는 4년제 대학으로 전학하기 전에 본인이 필요한 과목을 2년 동안 이수할 수 있다. 물론 4년제 대학 편입에 필요한 과목을 들을 필요가 있다.
LA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칼리지인 샌타모니카 칼리지의 경우 매해 UC편입 인원이 가장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요즘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라도 일부러 커뮤니티 칼리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나 자칫 학업의 흐름을 놓쳐서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 기회를 놓치는 것은 중대한 실수임에 틀림없다.
2. 저렴한 학비
대부분의 학생들이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하는 이유는 재정적인 이점 때문이다. 4년제 대학학자금의 폭등 속에서도 커뮤니티 칼리지의 학비는 학기당 풀타임으로 등록한다고 해도 2,000여달러 이하이다.
4년제 대학에 처음부터 입학해서 연간 5만달러 안팎의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부담하느니 차라리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해서 5,000달러 안팎의 저렴한 학비와 용돈으로 공부를 한다면 이보다 더 경제적일 수 없다.
어떤 전공이 결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한 과목에 수천달러씩 투자하면서 듣는 4년제 대학의 학과목보다 한 과목에 수십~수백달러씩만 들여도 수강할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를 비교하면 어느 것이 더 경제적인지 물어보나 마나이다.
향후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실제로 실행되면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3. 유연한 스케줄
많은 대학생들이 학교에 재학하면서 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낮에 클래스가 대부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뮤니티 칼리지는 밤에도 클래스가 많기 때문에 주경야독 스타일로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할 수 있다. 즉 클래스 스케줄이 매우 유연하다. 또한 이 과목, 저 과목을 수강하면서 무엇을 전공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도 있다.
4. 작은 클래스 규모
클래스 규모가 등록금에 비해 작아서 교수들과 일대일 접촉이 가능하다. 4년제 종합대학의 경우 교양과목을 수백명의 학생들이 대강당에서 수강하는 경우도 있어 교수와의 접촉은 사실상 쉽지 않은데다가 교수보다는 조교들이 강의하는 경우가 더 많아 학생들 입장에서는 손해라고 볼 수도 있다.
5. 교수와의 접촉용이
명문 종합대학에 좋은 교수가 많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강의보다 리서치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으며 강의를 한다고 해도 대학원이나 박사과정에서 하기 때문에 대학생들이 유명 교수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이에 비해 학생들이 양질의 교수들을 쉽게 접촉할 수 있다. 많은 교수들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시간을 내서 점검해 준다.
■ 단점
1. 4년제 대학의 편입이 보장된 것 아니다
흔히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은 ‘따 놓은 당상’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실제로 4년제 대학의 편입에 성공하는 학생의 비율은 30~40%에 불과하다. 즉 안이한 생각을 가지고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했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라는 이야기이다.
2. 제한된 커리큘럼
커뮤니티 칼리지는 2년제 대학이다. 4년제 학사학위를 원한다면 어떤 시점에 4년제 종합대학으로 편입을 해야 한다. 즉 어떻게 보면 거쳐 가는 자리이지 정착하는 자리는 아닌 셈이다.
강좌도 4년제 종합대학에 비해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편입을 허려고 마음먹었다면 필수과목들을 제때에 등록해서 강의를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바짝 써야 한다.
3. 적은 학습량
학습량이 4년제 대학에 비해 매우 적다. 물론 기말고사나 중간고사 등 중요한 시험을 볼 때는 많겠지만 말이다. 따라서 학업의 동기요인이 제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스스로 공부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본인이 스케줄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4년제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습량이 적기 때문에 해이해지기 쉽다.
4. 과외활동의 제한
학생활동이 아무래도 4년제 대학에 비해서는 저조할 수밖에 없다. 학생회나 서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다지 활발하기 힘들다. 학생들과 교수 사이의 활발한 토론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부 우수한 학생의 경우 교수가 관심을 갖고 지도해 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5. 캠퍼스 라이프가 없다
4년제 대학은 운동팀도 있고 서클활동도 있으며 기숙사가 있어 학생들 간에 어울릴 기회가 많다. 그러나 커뮤니티 칼리지의 경우 일하는 학생들이 많아 사실상 학생들끼리 어울릴 기회가 많지 않다. 또래 학생들 간에 어울리면서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학창시절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커뮤니티 칼리지는 적당치 않다.
■ 커뮤니티 칼리지 활용법
- 고교생, 대학 교양학점 미리 취득 가능
▲ 틀에서 벗어난 창조적인 어프로치를 취한다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해서 교양과목을 듣고 4년제 대학으로 전학하는 것도 비용절감을 위해 바람직하다. 요즘에는 4년제 명문대학에 입학하고도 커뮤니티 칼리지를 입학해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는 경우도 흔하다. 공부를 못해서가 아니라 경비를 절감하기 위한 방법이며 커뮤니티 칼리지도 접하면서 미국의 대학 시스템을 골고루 경험해 볼 수 있는 계기도 된다. 또한 온라인 클래스도 수강하면서 학비를 줄여본다. 고등학교 재학 때 가능한 AP 클래스를 많이 수강해서 대학의 교양학점을 미리 따놓는다. 많은 시간과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 학교를 전략적으로 선택한다
명문대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만약에 입학이 허가된 명문대에서 후한 장학금과 재정보조가 나온다면 그냥 입학하면 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드물다. 현실적으로 학비가 싼 공립대 혹은 주립대를 택하는 것이 좋고 사립대 가운데에서도 재정보조를 충분히 주는 대학을 선택한다.
그러나 자녀들에게 독립심을 길러주기 위해 일부터 커뮤니티 칼리지를 택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즉 일찍부터 경제적인 마인드를 갖고 일하면서 자신이 학비를 직접 벌게 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택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성향이 독립적인지 혹은 어떤 난관이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 있는지 등을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일반 대학에 가서 잘 적응해서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이 오히려 커뮤니티 칼리지를 선택해 잘못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흥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