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
2015-01-16 (금) 12:00:00
얼마 전 한국 방문 중에 가는 곳마다 ‘언니’ 또는 ‘이모님’이라 부르기에 “저 아세요?” 하고 물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요즘 한국에선 기혼 여성들에 대한 대부분 호칭을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어색했지만 문득 예전 생각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30년 전 어린 나이에 미국에 정착해 결혼생활을 시작했기에 자연히 부부동반으로 모임에 나가게 되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부부보다 나이가 몇 살씩 더 많았기에 난 Mr.(미스터), Mrs.(미세스) 라고 호칭을 하였다. 모임 후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문이 건방지게 ‘미스터 김’이라 부른다는 얘기가 들려와 당황스러웠다. 졸지에 내가 건방지고 버릇없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솔직히 학교에서 영어시간에 Mr. 와 Mrs. 는 존칭으로 배웠기에 그렇게 불러드린 것인데, 살면서 엄한 아버지께 나름 예의를 배우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곤혹스러웠다.
그분을 찾아가 우선 마음 상하셨다면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어린 나이에 미국에 와서 나름 미스터를 존칭으로 생각해 그렇게 불러드린 것이라 말씀 드렸다. 그분의 말씀이 한국에선 본인보다 나이 어린 사람한테 미스터 아무개라 부른다 하셨다. 잘 몰라서 그런 거니까 용서해달라고 거듭 사죄드리고 호칭을 어떻게 불러야 할 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누구 아빠라고 해도 건방지다 하실 것이고. 한참을 고민하다 그냥 남편이 부르는대로 “형님” 이라 부르게 되었다.
매번 느끼는 어려운 호칭, 남편도 신혼 초에는 나에게 이름을 불렀었다. 이후 나이 드신 어르신들로 부터 결혼했는데 이름을 부르면 어떡하느냐고 한 소리를 들은 후부터 “여보” 란 호칭으로 부르게 되었다. 솔직히 난 이름을 불러 주는 게 더 좋다. 참 어렵고 어려운 게 한국식 호칭이다. 문화적 차이 아님 세대차이인가, 한인을 만나면 호칭을 무어라 해야 하는지 여전히 고민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