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관 영사대사 단체장 간담회
▶ 저녁겸한 1시간여 대화로 ‘끝’
“현장 얘기 들으려 왔다”취지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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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지원을 위한 제대로 된 계획을 세우려면 현장에서 얘기를 들어봐야죠.”이정관 재외동포영사대사가 11일 산카롤로스 가야갈비 식당에서 북가주 단체장 초청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에게 동포사회의 현안 파악에 나선다며 이번 방문 목적을 밝힌 대목이다.
하지만 저녁식사를 겸해 이루어진 1시간여의 대화에서 과연 어떤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들이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는 토마스 김 SF, 신민호 SV, 박상운 새크라멘토, 이응찬 몬트레이 등 북가주 4개 지역 한인회장을 비롯해 이정순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장, 오재봉 북가주세탁협회장, 김진덕•정경식 재단의 김한일 대표, 이경이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SF지회장, 최성우 SF 평통 산호세 지역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 영사대사는 기자들에게 “국내에서 재외동포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면서 “동포단체와 중요 역할 등을 진지하게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영사대사가 말한 이같은 진지한 논의에 대해 한 지역 한인회장은 “그냥 인사차 온 거 아니었냐”면서 “특별한 얘기는 없었고 ‘의견을 들으러 왔다’는 말은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는 4-5일전 SF총영사관으로부터 이정관 영사대사가 동포단체들과 “만남을 갖길 원한다”는 수준의 통보를 들었을 뿐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들도 이번 이 영사대사의 방문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영사대사는 “(미국행이) 갑자기 결정돼 관련 기관에서도 잘 몰랐을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이같이 준비가 안 된 간담회에 대해 또 다른 한인회장은 “밥 먹으면서 잠깐 나눈 대화로 현장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다는 게 기가 찬다”며 “이래 가지고 무슨 진지한 대화가 되겠느냐. 한국 외교관 ‘들러리’나 서는 꼴”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다른 한인회장도 “기념비적인 사업을 발굴하라고 하더라”면서 “소녀상을 세우는 등 거창한 사업을 하라는 뉘앙스로 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각 단체마다 필요로 하는 게 다르고 추진하는 사업의 성격이 다르다”며 “한인회관 건립을 도와주고, 회관지붕이 새는 데 지원해주는 게 우리한테는 기념비적인 사업보다 더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들 4개 단체 지역 한인회장들은 간담회가 의미 없이 끝난 후 식당에 남아서 1시간여 동안 상호협조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회의 도중 “정확하게 듣고 꼼꼼하게 적어갈 줄 알았다”며 “지역 단체들을 위한 실질적인 토론을 원했고 좀 더 진지한 만남을 원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직전 SF총영사까지 한 이 영사대사라서 이 지역이 원하는 것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을 줄 알았다”며 “이럴 줄 예상은 했지만, 여기까지 온 시간이 아깝다”고 질타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서 이 영사대사는 미 공립교과서 한국어 역사 개정과 차세대 네트워크, 한국어 지원 사업 프로그램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쪽의 지원을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LA, 시카고, 뉴욕 등지에서도 동포단체와 만난 후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판겸 기자>
11일 산카롤로스 가야갈비 식당에서 이정관(앞줄 가운데) 동포영사대사 주재로 열린 북가주 단체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