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된 한인 영세업체에 “상호 바꿔” 요구
▶ ‘법적대응’경고성 서한
업주 울며 겨자 먹기 현재 간판 내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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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인 로컬 업체가 상호에 ‘삼성’을 쓴다는 이유로 거대기업 삼성 측으로부터 소송위협을 받아 지난 30년간 사용해 온 상호와 상표를 결국 포기하기로 해 재벌기업의 횡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LA 한인타운 버몬트 애비뉴에 위치한 한인 운영업체인 ‘삼성식당장비’는 지난 1일부터 상호를 ‘트러스트 원 세일즈’(Trust 1 Sales)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하고, 오는 10일에는 현재의 간판도 내리고 새로운 간판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지난 1985년부터 30년간 같은 상호를 사용해 왔던 이 업체가 눈물을 머금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상호와 간판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한 통의 법률서류 때문이었다.
삼성 측은 이 서류(Cease & Desist)에서 ‘삼성’이란 문구가 들어간 상호와 상표, 간판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이 업체는 고심 끝에 지난 30년간 사용해 왔던 상호와 상표를 모두 포기하기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재벌기업 삼성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업체 측은 당초 6월15일까지 상호를 교체하기로 삼성 측과 합의했으나 6개월을 앞당겨 지난 1일부터 상호를 변경했고, 간판도 오는 10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식당장비의 리처드 김 대표는 “법률서류를 받고 고심을 거듭했으나 결국 30년간 사용해 온 상호를 포기하기로 한 것은 삼성과 맞서 싸우려다 자칫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며 “업종이 다르고 규모도 비교할 수조차 없는 영세한 업체에까지 이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대기업의 횡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상호와 간판을 새로 교체하고, 홍보를 다시 해야 하는 비용을 보전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삼성 측은 이를 거부했다”며 “약 15만달러가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고스란히 우리가 부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본보는 8일 삼성 측 대리인 측에 입장 표명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대기업과 한인 영세업체의 상표분쟁과 관련, 법률전문가들은 앞으로 유사한 사례들이 적지 않게 발생할 수 있다며 영세업체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상표 및 특허법 전문 채희동 변호사는 “대기업이 상호나 상표 사용중지를 요구할 경우, 업종이 다르다면 승소할 가능성이 크지만 영세업체들은 소송비용 부담으로 인해 소송을 포기하게 된다”며 “대기업이나 유명기업과 유사한 상표 사용을 피하고 주 정부 상호등록과는 별개로 연방 특허청에 상표를 반드시 등록해야 법적 권리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목 기자>
삼성전자의 소송 위협으로‘트러스트 원 세일즈’로 간판을 교체하는 삼성식당장비 전경. <박상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