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독’인정이 치료 첫 걸음
▶ 전문기관•주변도움 필수
자신 망치고 가정도 파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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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은 가족과 자신을 망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마약 중독과 같이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들다는 점은 같지만 재산을 탕진해야만 끝이 난다는 점은 다르다.
리노의 한 카지노에서 근무한 한인 딜러 A모씨는 “중독자의 경우 도박을 하면서 자신이 돈을 잃거나 땄다는 사실을 어느 순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돈이 모두 떨어지거나 다른 이유로 게임을 못하게 될 때까지 그냥 게임을 계속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40대 한인 B씨는 틈만 나면 카지노를 찾아 도박을 즐기지만 자신은 중독자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그는 “하루 온종일 1전짜리 갖고 노는 것이 무슨 중독이냐”며 “큰돈을 잃을 만큼 가산을 탕진한 것도 아니고 그저 소일거리로, 외로움을 달래는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C씨도 주변에 있는 카지노에 일주일에 3-4번 들러 30분~1시간씩 도박을 즐긴다. 하지만 “도박의 늪에 빠지지도 않았고 자신을 잘 컨트롤하고 있다”며 이민생활의 스트레스를 푸는 정도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단도박 전문가들은 시작은 소일거리로, 스트레스 해소로 시작되지만 점점 위험수위에 빠져 일상생활이 엉망이 되고, 걷잡을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되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전하는 도박 중독 자가진단에 따르면 ▲돈을 빌려서라도 도박비를 충당한다 ▲슬롯머신 기계에 욕을 하거나 딜러나 종업원에게 괜한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른다 ▲장시간(5시간 이상) 쉬지 않거나 식사를 거르고 게임에 몰두한다 ▲돈을 잃는다 싶으면 베팅 액수를 계속 올린다 ▲특정 기계나 테이블에 자꾸 의미를 부여한다 ▲과한 스트레스나 부담감을 느낀다 ▲도박으로 건강상 문제를 겪었다 ▲한 번이라도 자신의 도박 버릇이 문제라고 느낀 적 있다 ▲주변에서 도박 문제로 비난을 받은 적 있다 ▲주머니의 돈이 바닥날 때까지 도박 한다 등의 항목이 있다. 이중 절반가량 해당사항이 있다면 이미 중독 초입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의사나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전문가들은 또 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자신의 상한선을 분명히 정해 놓고 어떤 경우라도 그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독에 빠졌다면 중독 사실을 인정하고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박을 끊은 한 한인은 “도박 중독자들은 자신이 중독 상태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그냥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하거나 도박으로 인한 문제들을 다른 문제 때문에 일어난 일로 치부한다”며 “이렇게 혼자 병을 키우다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고 말했다.
도움이 필요한 한인은 한인중독증회복센터 (909)802-4588, counsel@irecovery.org나 단도박모임 ‘사랑방’ (650)464-0087으로 연락하면 상담 등 치료가 가능하다.
<김판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