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우리 인간과 모든 생물들은 생존을 위한 절대적인 요소로 공기와 물을 필요로 한다. 어렸을 때부터 이것이 없으면 우리는 살수 없다고 늘 기억하고 있던 존재가 바로 공기와 물이다.
그런데 공기, 물과 더불어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것으로 소금이 있다. 소금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역사와 함께해 왔고 생존을 위해 인류역사 내내 소금을 채취하거나 생산해 왔다. 그래서 우리 인간들은 원시시대부터 본능적으로 소금을 얻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던 것이다.
고대문명의 기록을 보면 소금은 아주 중요한 교역상품 중 하나였고 화려한 미라 문화를 자랑하는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소금은 미라는 만드는데 필요한 물질이었다. 소위 하얀 황금으로 불렸던 소금은 마치 황금처럼 교역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고 한다.
우리에게 소금은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한 조미료로 기억돼 왔고 음식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한 물질로도 사용돼 왔다. 한번은 필자가 먼 옛날 고향마을을 방문하였을 때 오랫동안 소금 독에 절여 놓은 돼지고기를 먹은 적이 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었던지라 소금에 절인 짠맛과 고기 맛이 곁들여진 김치찌개는 지금도 추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있다.
인체 내에서 소금은 신경기능과 근육운동에 필수적인 존재를 알려져 있다. 소금은 우리 몸에서 세포와 세포를 둘러싼 체액 사이의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만일 전해질 균형이 무너지면 전기 자극이 생기지 않아 신경기능이 마비된다고 한다.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소금은 매일 땀이나 소변 등으로 체외로 배출시키기 때문에 몸에서 빠져나간 소금은 다시 보충해 주어야 한다.
우리가 먹는 소금은 염화나트륨을 주성분으로 하는 식염이다. 그런데 겨울에 눈이나 얼음을 녹이기 위해 사용하는 소금은 염화칼슘을 사용한다. 염화칼슘을 사용하는 이유는 염화나트륨보다 눈과 섞여서 더 잘 녹이고 녹았을 때 그 녹은 물이 더 낮은 온도에서도 잘 얼지 않기 때문이다.
소금 등 어떤 물질이 물에 녹을 때 발열현상(용해열)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따라서 눈이나 얼음 위에 소금을 뿌리면 용해열로 인해 눈이나 얼음이 녹게 된다. 그런데 겨울에 우리 식단의 단골 조미료인 염화나트륨 대신 일반도로나 고속도로에 염화칼슘을 뿌리는 이유는 염화칼슘의 용해열이 더 높기 때문이다.
겨울에 소금을 사용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소금이 섞인 물의 빙점이 낮기 때문이다. 일반 물의 빙점은 대체로 화씨32도(섭씨0도)인 반면 염화나트륨이 섞인 물의 빙점은 화씨20도, 염화칼슘이 섞인 물의 빙점은 무려 화씨 -20도정도로 온도가 -20이하로 더 내려가지 않는 한 일단 녹은 물은 다시 얼지 않는다. 그래서 겨울에 염화칼슘을 도로에 뿌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비용면에서도 염화나트륨보다 염화칼슘이 훨씬 저렴하다.
염화나트륨을 겨울해빙소금으로 사용하는 경우 염화칼슘보다 빙점의 온도가 높기 때문에 강추위가 지속하는 경우 녹은 물이 다시 얼면서 오히려 도로를 빙판으로 만들 수 있고 차량사고나 인명사고가 더 빈번히 발생할 수 있어 아예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염화나트륨이던 염화칼슘이던 자동차 차체의 부식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이들 용해제를 사용한 도로를 운행한 후에는 부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세차를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혹 모래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만일 염화칼슘이 없거나 온도가 화씨 -20미만으로 내려간다면 할 수 없이 모래를 사용하는 도리밖에 없으나 모래는 눈이 녹은 이후에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 시키기 때문에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겨울소금 사용시 유의사항 또한 숙지할 필요가 있다. 눈삽 등으로 눈을 치운 다음 가능하면 바퀴달린 스프래더(Spreader)를 이용하여 적당히 얇게 골고루 뿌려주되 만일 손으로 뿌린다면 반드시 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당하고 안전한 사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수로 어느 한곳에 많이 뿌려 졌다면 빗자루 등을 이용하여 골고루 분산시켜 주는 것이 좋다. 겨울소금으로 인해 콘크리트나 시멘트 바닥이 손상되는 이유는 대부분이 너무 많은 양을 뿌렸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은 건설한지 1년 미만의 콘크리트에는 겨울소금을 뿌리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아이들이 부주의로 겨울소금에 녹은 물을 마셨을 경우 전미독극물관리센터(Toll Free 800-222-1222, American Association of Poison Control Centers)로 연락해서 인근에 해독시설을 갖추고 있는 응급실로 신속히 가야한다. 애완동물의 경우도 녹은 물을 먹지 않도록 주의하고 일단 밖에 나갔다 오면 발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것이 안전하다.
겨울소금이 들어있지 않은 안전한 용해제(Salt-free Ice Melt)를 사용하더라도 안전성이 100% 보장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또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