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세들 국적포기 급증

2015-01-0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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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합리한 한국 병역법 여파

▶ 선천적 복수국적자 이탈신고 5년새 4.5배

불합리한 한국 국적법으로 인해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 남성들이 병역과 관련, 뜻하지 않는 피해를 당하는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미주 지역 내 한인 자녀들의 국적이탈이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LA, 뉴욕 총영사관이 발표한 국적이탈 현황자료 따르면 최근 5년 새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이 매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 관할 지역에서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국적이탈 신고건수가 총 308건으로 연평균 51명이 국적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9년 21명에 달했던 국적이탈자가 2010년 30명, 2011년 45명, 2012년 58명, 2013년 62명, 그리고 지난해는 역대 최고 수치인 92명이 국적이탈 신고를 마쳐 2009년에 비해 4,5배가 증가했다.


LA 총영사관 관할 지역에서는 역시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국적이탈 신고건수가 총 1,004건으로 연 평균 167명이 국적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해마다 신고건수가 늘어 2009년 100명이던 것이 지난해는 246명으로 약 2.5배가 증가했다.

뉴욕은 지난해 9월까지 국적이탈자가 160명으로 2013년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하는 등 미주 지역 내 한인 2세 남성들의 국적이탈 행진이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미주 지역 내 한인 2세 남성들을 중심으로 국적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이유는 출생 당시 부모가 한국 국적일 경우 자동적으로 복수국적이 돼 남성의 경우 18세가 되는 해 3월말까지 국적이탈 신고가 접수되지 않으면 병역의무가 부과되기 때문에 이에 따라 한국 방문이나 취업 때 불이익을 받는 상황을 미리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국 병무청은 미국 등 해외에서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 한인 남성들의 병역의무를 유예해 주는 ‘재외국민 2세’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자격요건이 강화되거나 지나친 제약으로 결국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김영진 한인직능단체협의회 회장은 “미주 한인 2세들의 경우 자신도 모르게 복수국적자로 분류돼 나중에 공직 진출 등에 제한을 받거나 미군에 지원했다가 병역의무 조항을 뒤늦게 알고 한국군에 입대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면서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0월 선천적 이중국적자인 폴 사(17)군이 한국 헌법재판소에 접수한 국적이탈 기한제한(2014 헌마788) 등 위헌 확인 건이 1차 관문인 사전심사를 통과, 본 심리에 회부돼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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