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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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폭행당하는 한인부모 는다

2014-12-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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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가정문제연구소, 올 상담통계

▶ 자녀관계 상담 총 104건...전년비 55% 증가

#사례1. 40대 한인여성 A모씨는 얼마 전 경험한 일만 생각하면 가슴이 떨린다. 17세 딸이 차를 사 달라며 떼를 쓰며 A씨와 언쟁을 벌이다 갑자기 폭력을 휘두른 것이다. 홀로 딸을 키워온 싱글맘인 A씨는 “10대 딸의 폭력에 말려주는 사람 하나 없이 그대로 당해야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례2.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60대 한인남성 B모씨 역시 얼마 전 20대 아들이 목을 조르는 폭행을 당했다. 히스패닉계 10대 여학생과 동거를 하는 아들을 나무랐던 게 화근이었다. B씨는 “아들에게 폭행을 당한 게 분하기도 하지만 창피해서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했다”고 고백했다.

올 한해 자녀와의 단순한 갈등을 넘어, 자녀가 휘두른 폭력에 피해를 입은 한인 부모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가정문제연구소(소장 레지나 김)가 29일 발표한 2014년도 상담 통계에 따르면 자녀관계로 인한 상담은 모두 104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67건 보다 약 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자녀의 부모 폭행’에 따른 상담이 무려 27%에 해당하는 28건을 기록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이어 ▶자녀들의 성폭행 문제(15건)와 ▶가출·외박(12건) ▶강도·절도 피해(11건) ▶등교거부(7건) ▶미성년자 임신(5건)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자녀가 부모를 폭행하는 폐륜 사례가 늘어난 것은 가정내 오랫동안 내재돼 있던 갈등문제가 한순간에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부모와의 대화가 줄고, 각종 폭력적인 게임 등 온라인 미디어 노출, 불량 친구와 어울리는 시간이 늘어나는 등의 상황에서 부모가 뒤늦게 개입을 하려다 보니 이같은 극단적인 폭력행위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지나 김 소장은 “부부가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자녀와의 갈등을 키우다가 결국 폭력 문제로 변하는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면서 “자녀와의 대화 시간을 늘리고, 어른 공경하는 법을 어려서부터 가르쳐야 이런 일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가정문제연구소는 이 기간 모두 1,536건의 가정 관련 상담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상담은 노인을 비롯한 저소득층의 복지혜택 관련이 621건이었으며, 139건을 기록한 마약, 알코올 및 도박 문제와 67건을 기록한 배우자와의 이혼 문제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1973년부터 전문 상담을 시작한 가정문제연구소는 현재까지 모두 5만1,524건의 상담을 맡아 진행했다. 레지나 김 소장은 “가정 문제는 참고, 시간을 두고 보다간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상담기관의 문을 두드려 전문가와 함께 올바른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게 모든 문제해결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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