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론마당

2014-12-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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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시위 현장에서

며칠째 버클리 대학 거리가 시끌벅적하다. 버클리뿐만 아니라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문제로 인한 뜨거운 시위가 한창이다. 미국 경찰들이 부당한 이유로 흑인 시민의 목숨을 앗아가고도 무죄 평결을 받았다는 이유로 인해 시작되었는데 시위는 쉽게 잦아들지 않고 항의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나 또한 조용히 집에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거리로 나가 일어나는 일들을 직접 지켜봤다. 시위 현장에 있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뜨겁게 달구었고 신문이나 방송에서 읽고 듣기만 했던 일이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걸 보면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페이스북과 같은 미디어를 이용해서 결속력을 다지고 정보를 공유하면서 시위는 과거보다 훨씬 더 뛰어난 추진력을 보이는 것 같다. 물론 거리에 나와 행진하며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행위가 얼마나 대단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겠냐며 회의적인 사람들도 적지 않다. 또 극소수 사람들의 공격적이고 위험한 돌발 행동들 때문에 평화로운 시위의 의의가 변질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정의로운 목적을 뚜렷이 가진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평화로운 방법으로 거리로 나서는 행위는 나비효과처럼 결국엔 큰 영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거리로 나선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인종차별 의혹을 일으킨 여러 사건들이 하루 빨리 정의롭게 다뤄지길 바란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그 어디에서도 반복되지 않게 서로서로 좀 더 노력하며 자신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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