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콜택시 운전자들 집단소송 준비
지인 내려주러 갔다가 억울한 심문 당하기도

얼마 전 한인 콜택시 운전사 A모(52)씨는 JFK 공항에 손님을 내려줬다가 택시&리무진위원회(TLC) 단속반에 포착됐다. 당시 TLC 단속반원은 곧바로 A씨의 차량 열쇠를 빼 감춘 뒤 강압적으로 A씨에게 신분증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A씨가 이를 거부하며 저항하자 단속반원은 차량을 압류하겠다며 1시간 가까이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경찰이 도착한 후에야 A씨를 풀어줬다. A씨가 콜택시 운전사임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비록 내가 불법으로 택시 운전을 하는 건 맞지만 아무 권한도 없는 TLC 단속반이 아시안을 표적으로 삼아 차량 열쇠를 빼앗아가고, 강압적으로 죄인 심문하듯 한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인종차별적이고, 법이 보장한 자유를 억압한 행태를 고발하기 위해 변호사를 만났다”며 “변호사가 집단 소송으로 준비하라고 조언해 나와 같은 피해자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일원 공항에 상주하는 TLC 단속반원들이 애꿎은 운전자들을 불법 택시로 몰아 차량압류 등을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TLC의 불법단속에 대항하는 법적소송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실제로 수개월 전부터 공항에 차를 몰고 간 한인들은 지인을 공항에 내려줬다가 ‘둘의 관계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거나, 면허증 제시 요구까지 받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TLC의 행태가 엄연한 불법이라는 것이다.

경찰 조직이 아닌 TLC는 운전자와 승객 간에 ‘돈 거래’ 등의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면허증 제시요구나 ▶차량 열쇠 빼가기, ▶운전자를 못 가게 막는 행위 등은 법적으로 할 수 없게 돼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 같은 행위가 필요할 경우 경찰을 불러 진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일부 콜택시 운전자들의 집단소송은 이 같은 불법행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TLC를 상대로 한 집단 소송이 제기될 경우 원고에 참가할 수 있는 운전자는 콜택시 운전자는 물론, 공항에서 억울하게 심문을 받은 일반 운전자들과 플러싱 일대에서 직원들에게 정상적인 통근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상인들도 포함돼 규모가 상당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펜실베니아에 거주하는 한 리무진 운전자는 비슷한 내용으로 TLC를 상대로 100만 달러의 소송을 제기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뉴욕남부 연방법원에 제기된 민사 소장에 따르면 운전기사 마이클 데이비스(49)는 지난 5월 라과디아 공항에서 일반인을 가장한 TLC 단속반원을 차에 태웠다가 차량이 압류됐다. 당시 데이비스는 급하게 JFK 공항으로 가야한다는 여성에게 돈을 받지 않고 호의를 베풀려고 했지만 수차례 돈을 주겠다고 해 ‘당신 마음대로 하라(whatever)’라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송동호 변호사는 “특정 인종을 표적으로 단속을 하거나, TLC에 부여된 권한을 뛰어넘는 법집행을 한 경우 집단소송을 통해 피해 배상의 길이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
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