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부터 길은 도(道)와 통한다고 일렀다. 진리로 통하는 길에는 특별한 문이 없다는(大道無門) 부처의 가르침도 있다. 인간이 걸어가는 길이 곧 삶의 행로요, 도덕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성현 공자는 제자들에게 이르기를 군자는 대로행이라고 일렀다. 좁은 길에는 잡다한 세상 모습들이 널려있어서 부패하고 악취가 진동하기 때문이다. 인류의 위대한 스승을 만나는 길이 곧 대로요, 남을 도와주는 봉사의 길이 바로 대로다.
일찍이 사상가요 종교철학자인 마틴 부버는 ‘나는 네길 위에 있고, 너는 내길 위에 있다’라는 명제로 만남의 철학을 역설 하였다. 인간의 길은 너와 내가 서로 의지하고 동행하면서 대화로 소통할 때 가장 행복하다. 고독은 인간을 외롭게 하고 영혼을 고갈시켜 인성을 악하게 하기 때문이다.
대유학자 이퇴계의 시조 간운데 ‘고인도 날 못보고 나도 고인 못 뵈 /고인을 못 뵈도 녀 던 길 앞에 있네. /녀 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 녀고 어쩔고’란 시조가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해도 선인들이 가던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 뜻이다.
내가 대학생 때 존경하던 철학자이신 스승 안병욱 교수님 댁을 방문하였는데 서재에 유심소작(唯心所作)란 스승님의 좌우명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이는 불경에 나오는 말로 삶속에 행불행은 자신의 마음속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에서 유래한 말이다.
나도 시를 쓰고 농장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인생의 좌우명을 하나 갖고 싶어 깊이 생각하다가 유비를 만나기전 제갈량이 살아온 삶의 모습이 너무나 소박하고 아름다워 보여 ‘날이 밝으면 들에 나가 밭을 갈고 날이 궂으면 서제에 들어 책을 읽으리라’는 마음에서 청경우독(晴耕雨讀)을 좌우명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다.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말이 아니면 듣지를 말라’는 격언이 있다. 옳은 길이 인간들의 삶 속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가를 예시해주는 교훈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제자들을 향하여 이런 말을 하였다. “삼인행 필유아사언(三人行 必有我師焉)이다. 세 사람이 함께 길을 가다가 보면 반드시 한 사람쯤은 내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이 있다.”인생의 행로를 살펴보면 결코 평탄하지만 않다. 그 앞에 진흙길도 있고, 자갈밭길도 걸어가야 할 때가 있고, 모래밭이나 수렁에 빠져 헤맬 때도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좌절하거나 방황해서는 안 된다. ‘행동은 습관을 낳고, 습관은 성격을 형성하고, 성격은 운명을 지배하기 때문이다.’인류의 고전 명심보감에 보면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날이 오래야 인간의 마음을 알 수 있다’는 명언이 금과옥조로 기록되어 있다. 중국에는 천산산맥을 넘고 고비사막을 지나 유럽으로 통하는 험하고 멀고 긴 상도인 비단길이 있고, 우리 민족에게는 남북이 통일을 이룩하여 하나가 되어야하는 통일의 길이 커다란 숙제로 남아있다.
인간이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하여 스승에게는 사도가 있고, 부모에게는 부도가 있고, 자식에게는 효도가 있고, 상인에게는 상도가 있다. 길은 선(線)도 되기 때문에 정도를 벗어나 잘못 가면 탈선하게 되고 불륜에 빠지게 되며 결국은 패가망신하게 된다. 한 번의 실수로 일생 쌓은 공로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10년 공부가 나무아미타불이 되는 실례를 우리는 국내외 명사들의 한번 실수 속에서 보고 듣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미주에 이민 와서 자녀들을 잘 키우며 사업으로 성공한 우리 해외동포들의 성공이 곧 대한민국 국력의 확장이요, 영토의 확대가 된다. 세모를 보내고 희망의 2015년을 맞이하는 우리 동포들이 행복한 신년을 맞기를 삼가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