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리스마스의 추억

2014-12-20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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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혜자 워싱턴 두란노문학회

크리스마스가 눈앞에 다가 오니 어찌 1년이 그리도 빨리 지나갔는지 세월의 흐름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어딘지 모르게 마음이 쓸쓸해진다. 많은 꿈을 꾸던 어린 시절엔, 크리스마스라면 너무나 신나고 꿈도 많았었는데 어느덧 머리카락은 희어지고 나이는 속일 수 없는지 온 몸이 이곳저곳 아프고 오래 걷기도 힘들어진다.
영화 속에서나 보던 미국 땅에 처음 와서 첫 크리스마스를 맞아 샤핑몰에 갔던 기억이 떠오른다. 샤핑몰을 걸어 다니다 보면 아름답게 흘러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롤, 경쟁이라도 하듯 휘황찬란하게 울긋불긋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한 상점들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는데 지금은 불황이어서인지 그런 장식도 점점 희미해져 가는 것 같다. 그 당시는 모든 물품들이 ‘메이드 인 유 에스 에이(Made in U.S.A.)’였는데 지금은 온통 ‘메이드 인 차이나’이니 우리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혼동될 때도 있다. 구태여 미국 상품을 찾으려면 달러 스토어(Dollar Store)에나 가야 찾을 수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중국에는 인건비가 싸다 하여 모든 일감을 중국에 보내 돈 보따리가 중국으로 날아가는 현상이다 보니 미국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닐까. 하루 속히 미국경제가 다시 회복되기를 기원하면서 오래전 전성기 때의 미국으로 다시 돌아갔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며칠 남지 않은 2014년을 보내며 을미(乙未)년 새해에는 좀 더 나은 형편이 되기를 빈다.
어릴 때 한국에서 꽁꽁 얼어붙는 날씨에 성가대원들이 모두 교회에 모여 연습을 하다가 밤 12시가 되면 가까운 거리부터 돌면서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을 노래하면서 집집으로 돌아다니던 성탄절 추억이 있다. 그 아름다운 기억이 이제는 세월 속에 묻혀버려 흘러간 추억의 한 토막이 되었는데 잠자다 성가대의 노래 소리에 깜짝 놀라서 뛰어나가던 그때가 그립다.
한국전쟁으로 인해서 나라 전체가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그런대로 그때는 낭만이 있었고 사람 사는 정이 있었다. 과학기술이 초고속으로 발달되면서 그 아름답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전혀 흔적도 없는 것 같고, 어린 나이에 들었던 새벽 찬송 소리가 아직도 내 귀에 아직도 쟁쟁히 들려오는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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