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저무는 보라빛 향기

2014-12-1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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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선 샌틸리, VA

숨결 고른 산허리에
남몰래 향내 터트리는
이름 모르는 꽃 타래 가슴 속에서
맑게 예쁘게 울려 퍼지는
보랏빛 향기…

지난여름의 목마름은
고독의 서늘한 여음이 되어
푸른 하늘에 날려 버리고
은빛 햇살의 머무는 자리마다
열매 익어
꽃보다도 곱게 단풍이 지는
예쁜 계절…

산새들이 머물다 간 나뭇가지가
풀잎처럼 흔들리다가
떨어져 가는 시간의 잎새들
저무는 강둑 저편에도
그리운 한 폭의 추억을 남기고
흐미한 안갯속으로 사라지는
애틋한 풀벌레의 울음소리들…

내 영혼 깊은 곳에
잠시 멈추어 서서
저무는 가을나무 슬기 앞에
두 손을 깊이 모아 하늘을 우러러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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