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경찰 과잉 공권력 문제 있다
비무장 흑인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숨지게 한 미주리주 퍼거슨 백인 경찰과 뉴욕시경(NYPD) 소속 경찰관에 대한 대배심 불기소 결정을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활화산처럼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건 백인 경찰의 공권력 남용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올 하반기에만 경찰에 의해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7건이나 발생했지만, 경찰의 공권력 과잉 사용에 대한 처벌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흑인사회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백인들까지 가세해 정부를 향해 흑인차별 철폐와 경찰 훈련법 개선, 사법 시스템 개혁 등을 외치며 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올 하반기에만 7건
올 들어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은 지난 7월 이후 하반기에만 지금까지 7건이나 발생했다. 매달 한 건 꼴인 셈이다. 지난 8월9일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발생한 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18)이 백인 경찰의 총격에 숨진 사건으로 소요사태가 두 차례나 발생하면서 이 사건이 가장 주목을 받았지만, 이보다 앞서 이번에 뉴욕주 대배심의 불기소 결정으로 다시 불거진 스태튼아일랜드의 흑인 에릭 가너(43) 사망사건이 7월17일에 발생했었다.
또 퍼거슨의 브라운 사망 사건 이틀 뒤인 8월11일에는 남가주의 사우스LA에서 LA경찰국(LAPD) 소속 경찰로부터 ‘수색을 위한 정지명령’을 받은 흑인 청년 이젤 포드(24)가 역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이어 10월8일에는 퍼거슨 인근 세인트루이스에서 또 다시 흑인 청소년 본더릭 마이어스(18)가 경찰 총격에 숨졌다.
지난달 20일에는 브루클린의 한 아파트를 순찰하던 아시안계 신입 경관이 실수로 총을 발사해 20대 흑인남성이 현장에서 사망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밖에 같은달 22일에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장난감 총을 가지고 있던 흑인 소년 타미르 라이스(12)가 경찰의 총격으로 숨졌고, 지난 2일에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마약 용의자 흑인 루메인 브리스번(34)도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다.
■지나친 무력 사용 문제
이와 관련 연방 법무부는 12세 소년 총격 사망으로 문제가 됐던 클리블랜드 경찰에 대해 최근 몇 년간 지나친 무력 사용이 만연해 있었다고 미 법무부가 지적하고 나섰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지난 4일 클리블랜드 경찰에 대한 조사 보고서는 “총기 같은 살상 무기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물론, 맨주먹에서 테이저 건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무력을 보복 목적으로 사용한 사례가 자주 발견됐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대표적인 사례로 2012년 11월 비무장 차량 도주 용의자 2명에게 경찰이 무려 137발을 사격해 용의자들을 살해한 사건과, 2011년 1월 용의자가 땅에 넘어지고 수갑을 찬 상태였음에도 한 경관이 용의자의 머리를 발로 걷어찬 일 등을 들었다.
법무부 보고서는 클리블랜드 경찰들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대해 개인적 문제가 아닌 “부실하고 위험한 전술” 때문이었다며 “경관들이 적절한 지휘나 감독, 교육을 받지 못한 것은 물론 사후에도 무력 사용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올 하반기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일지
▲7월17일 스태튼아일랜드-체포 과정에서 목이 졸린 흑인 에릭 가너(43) 사망.
▲8월9일 미주리주 퍼거슨-흑인 청소년 마이클 브라운(18) 비무장 상태에서 경찰 총격에 사망.
▲8월11일 사우스 LA-흑인 청년 이젤 포드(24) 경찰 수색을 받는 과정에서 경찰 총격에 사망.
▲10월8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흑인 청소년 본더릭 마이어스(18)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총격에 사망.
▲11월20일 브루클린-흑인 청년 아카이 컬리(28) 아파트 건물 안을 순찰하던 아시안계 신입경관이 실수로 가한 총격에 사망.
▲11월22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흑인 소년 타미르 라이스(12) 장난감 총을 진짜로 오인한 경찰 총격에 사망.
▲12월2일 애리조나주 피닉스-흑인 루메인 브리스번(34) 마약 단속 과정에서 경찰 총격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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