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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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통증, 섬유근육통

2014-11-1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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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림 / 건국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이수지(가명)씨는 46세 여자이다. 수개월 전부터 특별한 이유 없이 전신이 아프고, 피곤하고, 잠이 오지 않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치 않은 증상이 있어오다 최근 점점 심해져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에 감정조절이 되지 않아 자녀들에게 화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가족들은 갱년기에 엄살이라며 통증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고, 전신 통증과 피곤감에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가 되어 병원을 방문하였다. 혈액검사와 엑스선 등 검사는 모두 정상이었고, 설문지와 진찰을 통해 담당의사는 뜻밖에 섬유근육통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섬유근육통이란 전신에 걸친 만성적인 통증과 여러 부위의 압통(누르면 아픈 증세)이 있는 질환으로 신경계가 통증에 대해 과민해지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통증뿐 아니라 피로감, 수면장애, 관절 강직감, 신경증세, 소화나 배뇨장애, 인지능력 저하 등의 여러 증상이 동반되며 우울증이나 불안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전체 인구의 2~8%에서 발견되며 남성에 비해 여성이 약 7~9배가량 흔하게 발생한다. 원인은 아직도 정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으나 ‘중추신경의 예민화’로 예측되며 이는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의 활동이 증가되어 통증이 아닌 자극에 통증을 느끼거나 일반적으로 약한 통증을 강하게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유전적인 소인, 스트레스 등 환경적 변화, 우울증 등 정신 질환도 질병 발생의 요인이 된다.

진단은 환자의 자가 설문과 전문의의 면담 및 진찰로 가능하며, 3개월 이상의 원인 없는 전신 통증이 지속될 때 의심하며, 피로감, 수면장애, 기억력이나 집중력 정도, 신체 증상에 따라 진단할 수 있다. 혈액검사나 영상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이 아님을 확인해 주며 이때 류마티스 질환뿐 아니라 갑상선이나 빈혈 등에 대한 검사도 포함된다.

특별한 원인이 없이 몸의 좌우, 상하반신에 걸친 전신적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생활이 힘들 정도의 피곤감, 아침에 잠에서 깰 때 상쾌한 느낌이 없거나 기억력과 집중력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있을 때 전문의를 찾아가 보아야 한다.

치료는 통증 조절, 수면 장애나 정신적 문제의 조절, 그리고 인지행동 요법 등이 있다. 무엇보다도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이 이러한 만성 통증을 질환으로 인정하고 정신적인 지지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섬유근육통의 병인 중 신경전달 물질의 변화가 우울증에서 보이는 이상 소견과 비슷하여 통증을 주로 잘 조절하는 항우울제를 사용하고, 신경의 활동을 감소시킬 수 있는 신경계 약물이 주로 사용된다.

또한 적극적인 수면장애의 조절이 통증 및 활동을 위해 중요하며, 우울감이나 불안감이 일상생활이나 대인 관계에 문제가 된다면 정신과적 상담과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그룹 운동이나 유산소 운동 등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건국대학교병원 국제진료소 02-2030-8361(8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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