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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일부 이사‘자존심 싸움’이 배경

2014-11-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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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퀸즈동포회관 건립 중단 무엇이 문제인가

▶ 모금 환불. 이사장 사퇴...현재론 뚜렷한 해법 없어

■퀸즈동포회관 건립 중단 무엇이 문제인가

퀸즈한인회와 뉴욕한인봉사센터(KCS)가 손잡고 야심차게 진행돼온 퀸즈 한인동포회관 건립 프로젝트가 추진 2개월도 안돼 폐지냐 존속이냐의 갈림길에 섰다.

퀸즈한인회 이사회가 동포회관 소유권을 뉴욕한인봉사센터(KCS)로 귀속시키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부결시키자 류제봉 회장이 ‘사업 중단’을 선언하고 차기회장 선거후보직에서 물러난 것을 비롯 김광석 이사장과 최재복 동포회관건립 추진위원장이 연이어 줄사퇴를 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건립 중단 사태에 대해 이명석 전 회장 등 일부 이사진은 이사회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추진한 류 회장을 비롯한 추진위 측의 탓으로 돌리고 있고, 추진위 측은 모든 내용을 사전에 공표 했음에도 뒤늦게 발목잡기에 나선 이사진의 책임이라며 여전히 입씨름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회관건립 주도권을 놓고 추진위측과 이사진간의 자존심 싸움 때문에 벌어진 사태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KCS로 소유권이 넘어가면 안된다?=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이유는 추진위가 주도가 돼 회관소유권을 KCS로 귀속시키기로 했다는 점이다. 무슨 까닭으로 KCS에 소유권을 넘기기로 했던 걸까.

이와 관련 추진위측은 “현재 퀸즈한인회가 처한 상황으로는 회관건립에 필요한 금전적 문제를 자체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수 백만달러가 들어가는 동포회관을 마련하려면 은행융자가 반드시 필요한데 한인회로선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자체건물을 소유하고 있고 50만달러가 넘는 기금도 확보하고 있는 KCS와 함께 할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융자주체가 될 KCS가 소유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게 류 회장의 항변이다.

류 회장은 이 같은 설명을 수차례 했고, 지난달 21일 기금모금 행사에서도 공개적으로 발표했는데 뒤늦게 무슨 이유로 현실적인 대안 없이 백지화시켰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명석 전 회장 등 일부 이사진들은 추진위가 이사회의 승인 없이 소유권을 KCS에 넘기기로 합의하고 강행한 것이 문제이지 ‘소유권을 누가 갖느냐는 그 다음 문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전 회장은 특히 소유권 안건이 부결됐다고 곧바로 차기회장 후보직을 사퇴하는 행위는 그간 동포회관 건립을 앞장서온 회장으로서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추진위측이 독단으로 추진한 점에 대해 사과하고,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타협점을 찾았어야 했다는 얘기다.


■해법은 없나=일각에서는 이처럼 한인사회의 숙원사업을 하루아침에 백지화시킨다는 건 한인사회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이미 한인들로부터 8만달러에 달하는 기금까지 모은 상황에 중단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류 회장이 소유권안 부결 직후 사업중단 선언과 함께 지난달 기금행사에 모금한 전액을 후원자들에게 환불조치하겠다고 발표한데다 퀸즈한인회 이사장직을 겸했던 김광석 KCS 회장이 더이상 퀸즈한인회와 공동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명석 전 회장은 이와관련 이사단체들을 소집해 의견을 물어 본 뒤 동포회관 건립을 계속해서 추진할 지, 포기할 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건립기금을 마련할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불가능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전직회장은 “일을 추진하다가 발생한 시행착오로 동포회관 건립 자체가 무산된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양측이 자존심이 아닌 현실을 보고 타협점을 마련해 나갔으면 한다”고 밝혔다.<조진우 기자> 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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