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 수심(愁心)

2014-10-2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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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주 애난데일, VA

시나브로 가을인가
단풍이 계곡을 태운다
쓸쓸한 계절
고독의 계절
기쁘고 슬펐던 지난 세월 새김질하며
가을바람 따라 어딘가 가고 싶다
냇물에 마음 띄워 흐르고 싶다
오솔길 낙엽 발끝에 찍어가고픈
망구望九의 역마살驛馬煞이...

길섶에 우는 풀벌레소리
휘영청 밝은 달이 심금 울린다
억새풀 은색머리 풀어 헤치는 언덕을
달빛을 밟으며
거저
그냥
걷고 걷고 싶다
발끝 닿는 대로

뜬금없이 고향 하늘이
못 견디게 그리움이 웬일인가
향수에 체한 객창客窓의 밤
왜 이리 기뇨?
이런 밤엔 누군가와
동동주 사발에 밝은 달 띄워놓고
향가鄕歌 한 가락에
달을 마시며
곤드레
곤드레 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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