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33)씨는 얼마 전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 경기를 한국어 생중계로 시청하기 위해 인터넷 방송 웹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스포츠 도박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방송을 운영하는 소위 ‘방장’이 ‘경기가 어떻게 끝날지 배팅 한번 해보라. 첫 가입시에는 보너스도 두둑하게 드린다’는 유혹에 빠져 생전 처음으로 온라인 스포츠 도박에 손을 댄 후 것. 이제는 류현진 경기 뿐 아니라 각종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마다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경기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최근 인터넷 개인 방송 서비스 사이트에서 온라인 스포츠 도박 알선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한인들의 피해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부터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 경기를 실시간 한국어 중계로 시청하려는 한인 야구 마니아들이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로 몰리면서 덩달아 온라인 도박에 빠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TV 방송사는 물론이고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도 생중계를 해주고 있지만, 미국을 비롯한 해외 거주자들에겐 저작권을 이유로 접속을 차단하고 있어 미주지역 한인들이 한국어 중계로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온라인 개인방송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에는 한국 경찰이 일본의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 FC2에 메이저리그 등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불법 도박사이트 회원을 모집해 4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 6명을 체포해 불구속 입건한 바 있다.
이들은 방송이 나가는 화면 하단에 토토 도박 사이트로 유인하는 광고 문구와 모집책의 카카오톡 아이디를 넣고, 이를 보고 연락한 게임 유저들에게 추천인 아이디를 주면서 회원 가입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생중계 방을 개설한 뒤 스포츠 경기를 실시간 방송하면서 회원에 가입하게 한 뒤 배팅금액 중 2~5% 수당을 받았으며, 배팅액은 최소 5,000원에서 최대 100만 원에 달했다.
온라인 도박 경험이 있다는 이모씨는 “경기 도중 중간 중간 도박 사이트 광고가 나오기 때문에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다”며 “경기 중 채팅 창을 통해 동시 접속자들이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재미도 상당해 혹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문제는 한번 온라인 도박에 빠지면 더 큰 배팅이 걸린 도박 사이트를 찾게 된다는 데 있다”면서 “온라인 도박으로 가정생활이 깨지는 사례도 생기고 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례 없이 온라인 스포츠 도박 문제로 상담을 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며 “온라인 도박은 익명성과 접속의 용이성 등 때문에 기존 카지노 도박보다 더 위험하다. 정부 차원의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조진우 기자> A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