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단상

2014-10-0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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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희 워싱턴 두란노 문학회

어느덧 조석(朝夕)으로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대자연은 어김없이 이 땅에 풍성한 수확을 안겨주고 조용히 흙빛으로 돌아가고 있다. 따라서 가을은 모든 것이 소멸하는 허무의 계절만이 아닌 사색의 아름다운 계절이기도 한다.
확실히 가을은 자신의 미래도 멀리 바라보고 오늘의 내모습도 세심히 살펴보게 한다. 나는 세월이 갈수록 감성의 빈곤함이 많아짐을 느낀다. 옛 어른들은 만물 속에 자연의 이치가 들어있다고 했다. 그래서 이 세상 부귀영화를 가진다 해도 마음속에 행복과 감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거름이 많은 땅에 초목이 잘 자라고 지나치게 물이 맑아도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민의 역경도 지혜롭게 극복하고 살아가야 한다. 자연은 인내하고 기만하지 않고 진실해서 목적 없이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이름 모를 풀꽃도 우리를 일깨우는데 천하보다 귀한 우리들은 더 많은 일을 하고 창조하며 살 수 있다. 가을은 생각이 깊어지는데 그 생각 속에 인생의 감사와 사랑도 자라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사랑의 무한함에 감사하게 된다. 풍요와 쇠락에 계절에 때로는 모든 것을 움켜쥐고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생각인데 때가 되면 자연의 낙엽처럼 떠나야 할 때도 아름답게 생각하자. 인간은 모든 만물, 인간과의 사랑 없이 살 수 없기에 이 계절에 우리 모두 사랑을 동행하자. 길은 선택하는 사람의 것이고 행복과 사랑은 지키는 사람의 몫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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