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사 유물 한국행 안된다

2014-09-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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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김시면 / 전 LA 한인회장

대한인국민회 유물을 한국으로 보낸다고 하는데 이는 옳은 결정이 아니라고 본다.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의 주장대로 유물과 이민사 사료를 한국 독립 기념관에 조건부 위탁관리 시키자는 결정은 참으로 위험한 처사다.

만일 유물을 한국으로 보내고 나서 한국정부가 남가주에는 관리 영구 보존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서의 시설이 마땅하지 않으니 그때까지 원본은 반환시킬 수 없고 사본으로 족하지 않으냐면 할 말이 없다.

현재 추진 중인 한미박물관 건립은 자금 확보가 안돼 가뜩이나 지지부진인데 유물마저 없어진다면 더욱 김이 빠질 것이 아닌가.


빈약하기는 하지만 대한인국민회 건물(유적지 548호로 지정되어서 외부는 손 못됨) 뒷마당에 공간을 증축해 관리 보관 진열할 수 있지 않는가? 한인들이 생동감 있는 현장을 보아야 감동을 받고 기부에 동참하는 법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 정부도 마땅히 도와 줄 것이다.

아울러, 정서적으로 유물은 반드시 그 사실지(史實地)에 있어야 하고 그 후손들이 지키고 보존해야 그 의의가 있다. 한국에 보내지면 더 많이 연구되고 더 널리 알려질 것 같지만 오히려 퇴색되어 넓은 독립기념관 한구석에 초라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찾는 사람도 없을까 걱정이다.

우리는 유학이나 이민올 때 LA하면 독립운동의 요람지요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으로 알고 왔다. 유물을 한국으로 보낸다는 것은 그 넋을 뽑아 보내는 것이니 사생결단하고 반대해야 한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독립선언 포고문 원본과 대한인국민증서 명단, 기부자 명단 등은 참으로 귀중한 사료인 만큼 우리가 보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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