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뉴욕주 공인 홈인스펙터>
일반적으로 홈 인스펙션(Home Inspection)은 각 주(State)에서 정한 규정(Standards of Practice)을 기준으로 실시된다. 간혹 주에서 정한 규정이 없는 경우 전국적 규모의 홈 인스펙션 기관이나 협회에서 제정한 가이드라인을 중심으로 인스펙션을 실시하기도 한다.
인스펙션은 접근하기 용이하고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곳과 검사항목을 기준으로 하여 실시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인스펙터(Inspector)들의 판단에 많은 재량을 허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검사를 하고자 하는 곳에 집안 물건들이 쌓여 있다면 인스펙터들은 굳이 물건을 치워가면서까지 검사를 하지 않는다.
일반인들은 집 밖의 모든 사항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부득이하게 검사가 가능하지 않은 곳과 사항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주 규정이나 협회 가이드라인은 예외조항(보통 ‘Home Inspectors are not required to do’로 명시하고 있음)들을 비교적 상세하게 항목별로 나열하고 있다.
‘접근하기 용이해야 한다(Readily Accessible)’는 의미는 육안 확인이 가능해야 한다는 의미를 아울러 포함하여 상당히 포괄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뉴욕주의 규정(이하 모든 설명은 뉴욕주 규정을 참고로 함)을 보면 검사관에게 위해(Risk)가 되는 사항, 검사 시 재산피해를 줄 수 있는 사항은 물론 물건을 옮기거나 해체해 가면서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검사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특히 안전한 검사를 위한 조건(Safe Access)이 아주 중요한데 방해물이라든가 위험스런 물건들이 방치되어 있을시 검사가 가능하지 않으며 더욱이 정상적인 환경이 아닌 적절한 검사가 불가능한 위험한 상황이라면 이 또한 검사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대부분의 주택검사는 주택외부(Exterior)를 먼저 살펴본다. 주택검사는 본채(Home)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주택외부에 위치한 건물 중에서 차고는 검사대상에 포함되나 담(Fence)이나 나무 혹은 관목의 상태(Conditions) 등은 검사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상례다. 그러나 규정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부분의 검사관들은 이를 간과하지 않고 참고사항으로 보고서에 기술하기도 한다.
아울러 테니스 코트, 수영장, 외부용 사우나 등 오락시설 또한 검사대상에서 제외되고 있고 주택의 지형적 조건이라든가 흙의 상태 또한 검사예외 항목으로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지붕은 주택구조물 중 가장 중요한 검사대상 중의 하나다. 지붕의 재료, 지붕과 연결되어 있는 홈통, 스카이라이트, 굴뚝, 지붕 위에 있는 통풍구, 빗물막이 플래슁(Flashing)의 검사를 실시하는 바, TV 혹은 위성 안테나검사, 지붕의 잔여수명여부 등은 예외조항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리고 지붕이 손상될 염려가 있고 검사관들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규정은 검사관이 지붕에 올라가는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대신 지붕을 어떻게 관찰했는지를 보고서에 나열하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잔디에 물을 주는 스프링클러 시스템, 정수기검사 등도 예외조항에 포함되어 있으며 따로 설치되어 있는 가정용 전기제품의 작동여부 확인도 예외조항으로 하고 있다. 한편 세탁기에 연결된 수도꼭지는 항상 열려있는 상태로 간주되어 수도꼭지의 작동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것이 상례이나 만일 수도꼭지에서 누수 등이 육안으로 확인되면 이를 보고서에 나열하고 있다.
홈 인스펙션 가장 중요한 또 하나의 항목은 바로 전기다. 집안에 전기선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고 스위치와 소켓 또한 여기저기에 설치되어 있다. 전기시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곳은 전봇대에서 들어온 전기를 집안 구석구석에 배분하는 배전반(Main Panel)인데 이 배전반 안에는 전기를 차단하는 주 퓨즈 스위치(Main Circuit Breaker)와 각 배선을 개별적으로 차단하는 퓨즈 스위치(Circuit Breaker: 재사용이 가능한 퓨즈)가 설치되어 있다.
인스펙션시 배전반 내부의 확인이 필요함으로 배전반의 철제커버를 오픈하게 되는데 커버 자체가 무겁고 감전의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경험 많은 인스펙터들도 긴장하는 검사항목으로 정평이 나있다.
배전반이 이러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배전반은 항상 인스펙션의 첫째 조건인 접근이 절대적으로 용이해야 하고 안전한 곳에 위치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간혹 배전반이 옷장에 있거나 배전반 주위에 물건들이 쌓여 있는 경우, 드물게는 배전반의 커버를 고정하고 있는 나사가 녹슬거나 아니면 페인트칠이 되어 있거나 배전반 주변의 생활공간 활용을 위해 비좁은 곳(앞, 좌우 3피트 미만)에 설치되어 있다면 중요한 배전반의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 질수 없다.
인스펙션은 항상 안전하고 접근이 용이해야 하기 때문에 검사항목이면서 검사할 수 없는 상황이 존재할 때도 있어 검사를 받는 자(대체로 Seller)나 검사를 의뢰하는 자(대체로 Buyer)의 이해가 요구된다. 이러한 경우 인스펙터들은 중요한 검사항목의 경우 가능하다면 용이한 검사를 위해 주택 소유주의 협조를 구하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