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팔꽃의 꿈

2014-09-20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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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우 버크, VA

애초부터 뼈대 없이 세상에 나와서는
미풍에도 흔들리며 시달렸다
혹시나 잡히는 것 있나 하고
연약한 거미손 허공으로 저었다
아무리 더듬어도 잡히는 것 차디찬 바람의 벽
소리 쳐도 손잡아 주는 이 없는 허공뿐

운명처럼 쇠 파이프를 잡았다
전신으로 똘똘 감고 또 감으며 한치 한치 올랐다
어쩌다가 심술 바람을 만나면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처음부터 다시 기어서 칭칭 감으며 올라야 했다
찬 이슬 내리고 바람이 빨리 옮기라고 재촉한다

소명을 위해 멈출 수 없어
단 하루를 살아도
임을 위한 진한 청색 꽃을 피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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