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국의 길

2014-09-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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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창구 / 사람사는 세상 위싱턴

대한민국은 어려울 때일수록 국민들의 단합과 협조를 통해 그 난관을 극복해 왔다. 가진 자들과 권력자들이 환난 중에도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에 바빴는데도 국민들은 국가를 위해 지고지순의 ‘애국’을 보여 왔다.

그런 국민에 대해서 이번 세월호 사건은 너무나도 어이가 없는 국가의 처신을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 세월호 사건이 나지 않았더라면 알 필요도 물어 볼 필요도 없는 7시간이다. 7분도, 70분도 아닌 7시간이다.

국내 상황이 이런 지경에 있는데도 미국에 와서 UN 기조연설을 한다고 한다. 세월호 사태도 제대로 풀지 않고 국제사회에 나와서 평화와 안전을 가지고 연설을 하는 대통령에게 나라의 기본과 직무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려고 일부 동포들이 시위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대통령도 모르면 일개 백성한테서 배워야 하는 시대이다.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도 잘못된 길을 가고 있을 때 그를 바로 잡아주는 것이 진정한 애국의 길이면 길이었지, 그것이 반정부나 반국가적인 행동은 아니지 않는가. 외국에 나온 대통령을 환영은 못할망정 면박을 주는 행동을 누군들 하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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