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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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격이란 무엇인가?

2014-09-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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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최연홍 / 행정학자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진도 팽목 항에 달려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과 통곡해야 국격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는 듯하다.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정말 그 몸짓이 국격을 올린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300명의 생명을 앗아간 재난수습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기 국격이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법이 없어서 재난이 일어난 것이 아니다. 지금도 그 재난을 다스릴 법은 존재한다. 다시는 그런 재난이 오지 않도록 후속 조처를 마련해야 하는 일이 대통령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바다를 향해 통곡하는 일은 인간 감정의 것이고 정부의 것은 아니다. 죽은 자는 다시 살아나지 않고 실종자도 살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팽목 항에는 아직 실종자 가족들이 진을 치고 있고, 광화문에는 대통령에게 막말을 하는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 어쩌라는 말인가?


나는 서울 서초구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현장에 달려간 서초 구청장이 몽둥이세례를 받으며 쓰러진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그 구청장은 삼풍백화점 건축 인허가에 아무 관련이 없는 분이었기에 그 분의 고통은 나의 동정을 받을 만 했다.

울부짖고 대통령의 조화를 내동댕이치는 현장에 대통령은 가지 않아야 국격이 올라간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함부로 국격을 논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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