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파트에 살면서 10년가량 텃밭을 가꾸고 있다. 처음에는 도마도, 상추, 쑥갓, 깻잎 같은것을 심었으나 동네 분 들이 심는 것도 보고 노하우도 생겨서, 몇 년 전부터는 주로 고추를 많이 심고 가장자리에 깻잎, 부추를 심는다. 이것들은 다, 가꾸기도 쉽고 건강에 좋은 웰빙 식품 들이다. 특히 깻잎의 향기는 싫어하는 이도 있으나, 나는 이 향기가 매우 좋다. 또한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잘 자란다. 이 깻잎은 저녁 6-7시면 잎들이 축 늘어져서 잠을 자고, 새벽 2-3시면 모든 잎이 빳빳이 서면서 잠을 깬다. 그런데 사람들이 깻잎을 더 생산하려고 밤에 불을 밝혀 놓고 깻잎이 잠들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 아닌가.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재미있기도 했지만 마음이 착찹했다. 내가 그토록 맛있게 먹던 그 깻잎이 비록 미물이긴 하지만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잔 스트레스 받은 깻잎이라고 생각하니 괜스레 입맛이 씁쓸해졌다. 그래서 내가 직접 내 텃밭에서 길러 먹으니 맛도 더 좋고 건강도 유지하는 것 같다.
이와 같이 인간도 스트레스를 받은 세포들, 심지어 암 세포까지도 치료하는 각종 호르몬 대부분이 밤 10시에서 새벽2시에 나온다는데, 쉴 때 쉬어야 하는 신체의 건강 법칙을 우리는 너무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경쟁하기 위해, 혹은 즐기기 위해, 이 좋은 시간에 밤잠을 놓치고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
올 여름은 덥지 않은 날씨라, 농사가 잘 안 된다고 한다. 그러나 추석이 지나니 파란고추가 빨간 색으로 변했다. 조그만 텃밭에 파란 치마에서 빨간 치마로 갈아입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자연은 위대하고 신비하다. 땀 흘려 김을 매 주면, 더 잘 자라고 열매도 많이 맺는다.
자연은 우리에게 찬란한 예술을 낳게도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섭리와 교훈도 배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