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녀 앞 부부싸움 한인 쇠고랑

2014-09-13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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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주 아동보호법 광범위하게 적용

▶ 정신적 충격도 학대...아이 뺏길 수도

퀸즈 플러싱에 거주하는 한인 최모(33)씨는 얼마 전 자신의 집에서 부부싸움을 하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수갑이 채워졌다. 거친 말이 오가긴 했지만 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거나 협박도 가하지 않았던 최씨는 자신의 체포가 부당하다며 경찰에게 항의했다.

하지만 경찰은 “부부 싸움을 두 살난 아이가 지켜보고 있었고, 최씨의 과격한 몸짓과 말투가 아이의 안전에 위협했다”며 최씨를 경찰서로 연행했다. 결국 위협(Harrassment) 혐의와 함께 아동보호법 위반(Endangering the welfare of a child) 혐의가 적용된 최씨는 법원에서 인정신문을 받고 풀려나 내달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 출석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최근 뉴욕 일원 한인사회에 어린자녀가 부부싸움을 하다가 무심코 옆에 있는 어린 자녀를 신경 쓰지 못해 체포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이처럼 미국의 엄격한 아동보호 규정들을 소홀히 한 채 부부싸움을 하다 체포되거나 자녀를 일시적으로 빼앗기는 한인 부모들의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일엔 퀸즈 베이사이드에서 두 살 아이가 지켜보는 과정에서 한인 김모(40)씨가 부인의 팔을 강하게 붙들면서 부부싸움을 했다가, 폭행 혐의는 물론 아동보호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돼 체포됐으며, 올해 초엔 한인 남성이 아이를 안고 있는 부인의 머리를 붙들었다가 같은 혐의로 쇠고랑을 차야 했다.

대부분 체포된 한인 남성들은 자신의 아내에게 가한 폭력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아이에게 만큼은 절대로 위협이나 상해를 가할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뉴욕주의 아동보호법은 17세 미만의 아동의 신체적 피해는 물론, 정신적(mental or moral) 피해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피해 아동이 이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어른으로서 이를 방지했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게 법리적인 판단이다.

형사법 전문 변호사들은 “대부분 한인 부모들은 물리적인 행동을 취해야만 아동보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지만, 일선에서 활동하는 경찰과 검찰은 아이 앞에서 하는 고성이나 심한 욕설도 아이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부모의 과격한 행동을 아이가 반복적으로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성장과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이들 법집행관들의 판단이라는 것이다.

정홍균 변호사는 “물론 부모가 아동에게 심각한 정신적 상해를 끼치려는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이후 법원에서 기각 처리가 될 확률은 높다”면서도 “체포 사유나 기소 사유가 될 수 있는 건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함지하 기자>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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