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 친구와 함께 이탈리아로 떠났다. 우리는 로마에서 시작해 바티칸, 피렌체, 피사, 밀라노 그리고 베니스를 거친 다음 나폴리까지 갔다.
여행을 통틀어 제일 기억에 남은 곳은 바로 피렌체였다. 그 이유는 무턱대고 시작한 여행인지라 갖은 고생을 다했지만, 그중에서도 피렌체에서 제일 힘들었기 때문이다.
피렌체에는 두오모 성당과 조토의 종탑이 있었는데 각각 463개과 414개의 계단을 올라가서 경치를 구경할 수 있게 돼 있었다. 비좁은 계단을 앞뒤로 해서 다른 관광객들에 치여 숨이 턱턱 막혀가며 걷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다.
올라가는 동안 친구와 한 대화는 “야 우리 얼마나 더 가야 해? 앞에 뭐 보여? 다 온 거 같아?”라는 질문과 “말 시키지 마. 숨 쉬는 것도 힘드니까”라는 대답이 다 일 정도였다. 정말 어떻게 도착했는지 모르지만, 꼭대기에 도착해서 본 광경은 정말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멋있었다.
이처럼 돌이켜보면 가슴속 깊이 남는 것은 고생이 수반된 일들인 것 같다.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광경을 보기 위해 약 874개의 계단을 오르듯이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결과를 있게 하는 노력이 바탕 돼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는 이것을 ‘1만 시간의 법칙’이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