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대행 요청에 한인들 ‘골머리’
2014-09-09 (화) 12:00:00
한국 지인 “가전·유아용품 좀 사서 보내줘”
집으로 배달시킨 후 발송 부탁도 많아
김모(32·여)씨는 요즘 한국에 거주하는 친구들에 부탁으로 매일같이 우체국에 드나들기 바쁘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의 상당수가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미국에서 저렴하게 출산용품을 마련하겠다며 개인적으로 구매대행을 부탁해온 것이다.
김씨는 “미국에서 제품을 구매해 배송하면 한국 세관을 통과할 때 세금을 지불하더라도 한국에서 구매하는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들었다”며 “친구들의 부탁을 들어준다고 이득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친구들의 부탁을 일방적으로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해외에서 온라인 샤핑몰을 통해 제품을 구매한 후 한국으로 배송 받는 ‘해외 직접구매’(‘해외직구’) 열풍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에게 부탁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 있는 해외 직구 전문 업체들이 중간에 물리는 수수료를 절감하기 위해 미국에 있는 지인들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다 최근에는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웍서비스(SNS)를 통해 친구나 친지들까지 구매 대행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것이다.
지인들의 해외 직구를 도와주고 있다는 한인들은 유학생부터 일반 직장인과 주부까지 다양하며 한국에서 부탁하는 지인들은 가전제품은 물론 유모차 등 유아용품에까지 대리 구매를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권모(43)씨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친척이 갑자기 60인치 대형TV를 아마존닷컴에서 구매해 집으로 배송시켜 깜짝 놀랐다”며 “대형 TV를 보관할 마땅한 장소도 없어 무거운 TV를 차 뒷좌석에 싣고 먼 거리에 위치한 대형 물품 전문 배송업체를 찾았었다”고 말했다.
서모(33·여)씨 역시 “한국에 있는 친한 친구가 출산 후 유모차를 구매한 뒤 집으로 보내와 이 유모차를 다시 한국으로 발송하느라 꽤나 고생을 했다”며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에 유모차를 구매한 친구는 기분이 좋겠지만 유모차를 전달해주기까지 현지에서 고생한 친구에 대해 한번쯤 생각이나 해봤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직구 대리 구매가 늘고 있는 것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한국의 배송대행 전문업체들이 과도한 물류비를 요구하거나 일부 제품의 경우 반품에 까다로운 제약을 두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천지훈·이우수 기자> A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