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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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버킷 챌린지’와 김정은

2014-09-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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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론마당

▶ 박철 / 미주자유북한인연합회 회장

얼마 전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CEO의 아이스 버킷 챌린지 참여 동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이 동영상에 북한 김정은이 조롱거리로 등장하는 장면이 나온다. 베조스는 자신이 지목할 3명을 누구로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북한 김정은을 떠올렸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하지 않는 그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기가 어렵다는 문제점 때문에 그만 두게 됐다고 조롱조로 소개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박장대소했다.

이 장면을 보며 북한에서 온 나로서는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북한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하여 이제 자유로운 미국 땅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는 베조스의 우스갯소리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고 고통스러웠던 북한에서의 생활상을 다시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베조스도 북한사회의 폐쇄성과 독재자 김정은의 폭압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그렇게 김정은을 조롱하였을 것이며, 이를 지켜보던 청중들도 같은 이유로 폭소를 터트린 것이 아니겠는가? 올해 초에 미주자유북한인연합회라는 탈북 한인들의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나와 동료들로서는 베조스의 이번 동영상이 전 세계에 북한 실태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해본다.

이러한 뜻에서 베조스가 다음번 기회에는 북한주민들의 인권과 생존권 등 기본권 보장을 촉구하는 이벤트를 열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아니, 베조스 뿐 아니라 자유세계에 사는 모든 분들이 북한주민들이 하루빨리 독재체제의 인권탄압과 굶주림에서 벗어나도록 힘을 모아주길 간절히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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