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월호 유족 능멸하는 기독교인

2014-08-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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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아영 / 풀러튼

요즘 타운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때문에 분통 터지는 사람들이 많다. 대다수는 시체장사 한다고 유가족들을 비난하고 일부는 유가족의 희망을 짓밟는다고 분노한다.

교황이 78세의 노구를 이끌고 정말 빡빡한 4박5일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한국방문 중 교황은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예수의 가르침이라고 했다. 벤틀리나 벤츠를 즐겨 타는 대형교회 목사들만 보다가 작은 소울을 타고 낮은 데로 임하는 교황의 모습에 대다수 국민도 언론도 연일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대통령을 위한 조찬기도회 등 주로 높은 곳으로 임하는 개신교에서는 교황이 많이 아니꼬웠을 것이다. 한 교회의 젊은 전도사는 초등학교 애들에게 교황은 나쁜 사람이라고 가르쳤다니 참 어이가 없다.

LA에도 한인교회가 아주 많다. 타운에서 알고 지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요일에 교회를 간다.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이다. 예수의 가르침을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공부한다. 사실 예수의 가르침은 간단하다. 남을 사랑하는 일이다.


이런 독실한 기독교 신자들이 자식을 처참하게 잃은 세월호 유족들을 능멸한다. 세월호 특별법이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TV시청료와 전기료를 깎아 달라, 현충원에 묻어 달라, 대학입학특혜를 달라고 한다며 독설들을 뱉어 낸다. 지금 유족들이 싸우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세월호 침몰과 구조실패에 대한 원인을 진실되게 규명하자는 것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우리에게 돈을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그들에게 마음으로라도 진정한 위로와 사랑은 못 보낼망정 그들을 시체장사로 폄하하고 모멸하는 잔인함을 보이지는 말자, 적어도 예수를 믿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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